"대학 사회적 책무·공적가치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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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사회적 책무·공적가치 우선해야"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9.07.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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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조승래 전 교수평의회장 35년 봉직 8월 정년퇴임
사학국본·민교협 대표, 사학법 개정·사립대 개혁 지원활동

30여년간 청주대 교수회를 중심으로 학내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조승래 교수(65·역사문화학과)가 오는 8월 정년퇴임을 맞게 됐다.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사학국본)는 지난 9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 교수를 위해 서울에서 정년퇴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수는 퇴임의 감회와 함께 사학국본 및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민교협) 공동의장으로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월 청주대는 정성봉 전 총장의 갑작스런 사퇴와 함께 기업인 출신 차천수 지명총장이 등장했다. 뒤숭숭한 학내 분위기 속에 떠나는 이나, 떠나 보내는 이나 모두 착잡한 기념식었다. 35년간 몸담았던 청주대를 떠나는 조 교수를 18일 인문대학 연구실에서 만나 '고별'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주>

 

-교수평의회(2017년 교수회+교수연합회 통합)가 재단이사회의 차천수 총장 지명에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임기를 9개월 앞둔 정성봉 전 총장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이런저런 뒷말이 많다. 정 전 총장과 함께 대타협·대화합 선언을 하고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난 입장에서 한 분은 사퇴하고 자신은 정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누구보다 안타까운 심정이다. 사전에 전혀 몰랐고, 되돌아보면 연초부터 마음의 정리를 하신 것 같다. 어떤 자리에선가 내 정년 퇴임 시기를 물어보시더니 '나도 이젠 떠나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때 당시 '총장이 지시를 해도 실무 직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결국 학원 이사장, 총장을 지낸 분이 개인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신 것 같다. 황신모 총장 때는 해당 직원이 기안작성을 거부해 교무위원회 보직교수들이 직접 만들어 결제사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 총장님의 경우 교수평의회 학칙기구화를 합의한 것이 재단과 틈을 벌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임식도 없이 떠나시게 돼 더욱 안타깝다. 실제로 청주대는 김준철-김윤배 부자 이외에 총장 이·취임식을 가진 사례가 없다"

-과거 청주대 교수회는 친재단 성향의 교수연합회가 구성되면서 양분됐다. 교수평의회로 통합된 상황과 학칙기구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랜기간 학내분규를 겪으면서 가장 가슴아픈 때가 교수회의 분열이었다. 청주대 교수회는 87년 6월항쟁 당시 서울대에 이어 전국 2번째로 결성됐다. 89년 노태우 대통령 당선 직후 김준철 전 이사장이 총장직을 넘보면서 교수회와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아들인 김윤배씨가 이사회 지명총장이 되면서 일부 교수들이 이탈해 교수연합회를 구성하게 됐다. 그쪽의 회유도 있었겠고 재단주의 무소불위에 한계를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4년연속 선정되자 2017년말 위기의식을 공유해 난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교수평의회'로 통합하게 됐다. 학칙기구화는 공식 회의체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원평가, 학과 구조조정 등 주요사안을 결정할 때 합의를 전제로 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전국 사립대 중에 학칙기구화는 고사하고 교수회조차 구성 못한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과거 김준철-김윤배 부자 총장 시절을 다 경험했는데, 두 사람간의 차이점은 없었나? 김윤배씨는 업무상 배임 유죄판결로 이사직을 박탈당했는데 아직도 재단이사회에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소문이다.

"특별한 차이점은 모르겠고 대학을 사유 재산으로 기업처럼 운영하려는 의식은 똑같은 것 같다. 그나마 교수들이 총장투표권을 가질 때는 대화의 여지가 있었는데 지명총장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게 악화됐다. 이후 4년 연속 정부지원제한대학이 되자 마지못해 총장직을 내놓고 법원에 유죄판결까지 받아 이사도 쫓겨났다. 하지만 학내구성원 누구도 김윤배씨의 영향력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실제로 총장이 직원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개방형 이사제라고 있지만 외부 추천이 아닌 재단 정관에 따라 선출하도록 해 재단주 입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대만의 경우 사학법 개정을 통해 재단주가 1번만 불법을 저질러도 영원히 이사회에서 배제하는 '원스트라잌 아웃제'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의 극렬한 반대로 사학법 개정이 미완에 그쳤다. 현행법상으론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서남대 처럼 불법운영으로 학교가 문을 닫더라도 재산은 설립자 몫으로 남게 된다. 국고로 귀속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과거 청주대 학내분규 사태를 보면 결정적인 상황에서 직원노조가 발을 빼거나 총학생회가 대학과 밀착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지역 오피니언 리더층에서 청주대 사태를 안이하게 방관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교수회 입장에서 서운하지 않았나?

"직원노조는 노조라는 이익단체의 한계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총학생회의 경우 학생회장 선거에 대학이 개입하고 학교에 협조적인 학생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사례가 안타까웠다. 하지만 대학 정상화를 위해 헌신한 총학생회도 많았고 총동문회에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도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청주대의 변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보수적인 지역 유지들 가운데 재단주를 사립대 교주라고 생각해 양보를 주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청주대가 이만큼 오게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시종 지사가 4년 연임으로 버티기에 나선 김윤배 전 총장을 직접적으로 견제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2017년 11월 청주대 정성봉 총장과 조승래 교수회장이 '대화합 선언'과 함께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청주대 제공)
지난 2017년 11월 청주대 정성봉 총장과 조승래 교수회장이 '대화합 선언'과 함께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청주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공영형 사립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행 사학법이 온존한 상태에서 제1 야당이 사립대를 사유재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제다. 특히 사립대 공영화는 예산수요가 크기 때문에 기재부의 반대도 거세다. 나름의 소신을 가진 김상곤 교육부총리도 연구프로젝트 수준의 시도만 하고 말았다. 문대통령 임기내에 1~2개 대학의 시범적 운영은 가능하다고 본다"

-퇴임 이후의 활동계획과 청주대 교수회의 산 증인으로서 구성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은?

"지난 84년 청주대 역사교육과 서양사 교수초빙 공고를 보고 첫 인연이 됐다. 교육도시 청주로 오게된 것이 너무 반가워 아내와 곧바로 이사왔고 두딸을 낳아 지금까지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퇴임하면 사학국본과 민교협 활동에 전념해 사립대 분규현장 지원, 국회 입법활동에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 국공립대는 총장직선제 복원을 통해 대학 민주화가 진척을 이루고 있지만 사립대 정상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지나고보니 교수직이 단순한 직업인이나 지식 전수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대학이 지성의 산실이라면 젊은 교수들은 사회책무성과 공적가치를 우선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기자는 조 교수를 만날 때마다 베트남 독립의 국부 호치민을 떠올렸다. 갸름한 얼굴에 백발, 콧수염까지 너무도 흡사했다. 마지막 인터뷰를 빙자해 불쑥 질문을 던졌다) 평소 '호아저씨'(호치민 애칭)에 대한 흠모 때문에 그런 이미지 연출을 하시는 건가?

"그분을 매우 존경하는 것은 맞는데 일부러 연출한 건 아니다. 1890년생이신데 우리 조선시대와 같은 베트남 과거급제를 하신 분이다. 이른바 기득권 엘리트의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민중을 위한 험난한 길을 택하셨다. 우리 독립지사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았고 후학으로서 마음의 빚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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