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도시공원위원회 회의장 앞에 여직원들을 '인간 바리케이트'로 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이하 구룡산대책위)는 12일 오후 1시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민간공원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원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2층 소회의실로 이동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이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여직원 10여여명을 동원해 청원경찰들과 함께 2줄로 소회의실 입구에 도열하도록 했다. 

구룡산대책위측은 도시공원 및 녹지 조례에 규정한 도시공원위원회 회의 공개 원칙을 내세워 진입을 시도했다. 결국 청원경찰·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여직원들은 당황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회의는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연되다가 구룡근린공원 안건 논의때 입장을 허용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결국 3시께 대책위 위원들은 회의에 참관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인간 방패막이'로 동원된 여직원들은 도시공원 업무담당 부서인 청주시 푸른도시사업본부 소속으로 확인됐다. 회의장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도열한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자 지역 여성단체에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여성연대 김태윤 대표는 "담당과장의 지시에 따라 여직원들이 소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리적인 상황을 가정해 여직원들을 방패막이 내세웠다는 것은 젠더폭력을 넘어선 반인권적 행위다. 내부 회의를 소집해 단체 차원의 형사 고소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구룡산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사업 철회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행정절차 투명한 공개 ▲시민의견 무시하는 담당부서장 사과 등을 요구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조례에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위원회 의결로 비공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번번이 물리력으로 회의를 방해하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표현 행위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