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기획전 ‘놓아라!’ 개최
김주영, 황영자 작가 작품 80여 편 전시

화단의 어떤 그룹이나 세력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온 두 여성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출신대학과 계보, 성별, 당대의 유행사조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배제한 작가로 유명하다.

김주영·황영자 작가.

이 두 여성작가의 작품 80여점이 지난 27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놓아라!’라는 주제로 전시된다. 개막식은 4일 열렸다.

청주시립미술관에 따르면 ‘놓아라’라는 주제는 두 작가의 작업행보를 가로막는 것들에게 던지는 일침이면서 동시에 두 작가가 보여주었던 화업의 한 단락을 내려놓고 보여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주영 작가의 '그땐그랬지'
김주영 작가의 '그땐그랬지'

김주영 작가는 '떠남과 머묾'을 주제로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는 작업속에서 회화와 물성이 강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194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진천과 청주에서 학창시절(청주여자고등학교)을 보냈고 홍익대학교 서양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1986년 파리에 유학하여 파리 제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파리 볼가 아틀리에를 거쳐 프랑스 문화성이 제공하는 세잔 아틀리에에 영구 레지던스 작가로 입주했다.

1988년 인도 행을 시작으로 몽골, 티베트, 일본, 유럽, 한국 DMZ 등지에서 노마디즘 콘셉의 퍼포먼스와 설치를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르나노스 화랑, 토탈미술관. 장-프랑수아 메이에 갤러리 등 파리와 서울에서 여러 번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주영 작가는 ‘떠남과 머묾’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김주영 작가의 '생태의 논리'
김주영 작가의 '생태의 논리'

오창의 폐허에서 수집한 쓰레기, 세련된 문명을 외면한 옛 방앗간의 부품 등 작가가 기록하고 발견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붙이거나 그린  '그땐 그랬지’, ‘어느 가족 이야기’, ‘방앗간 쌀의 영혼’ 등을 선보인다.

‘밤의 심연’을 비롯한 대형 작품들, ‘기억상자 시리즈’, ‘시베리아, 시베리아’ 등은 작가가 유랑의 현장에서 얻은 흔적들을 회상하는 공간으로 삶과 예술이 일치되는 작가의 행적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황영자 작가의 작품은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작까지 소개된다.

황영자 작가의 '내 안에 여럿이 산다'
황영자 작가의 '내 안에 여럿이 산다'

‘몽상가’, ‘내안에 여럿이 산다’, ‘하늘길’, ‘펭귄’, ‘인형들’ 등 다양한 스토리로 구성된 작업들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황영자 작가는 전 세계 페미니즘(성평등 이념) 미술가들이 이론적·실천적으로 넘어서고자 했던 어떤 지점을 자신의 기질과 필력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삼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초현실의 세계도 재현한다.

황 작가는 미술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림을 시작했으며 당시 가부장적 사회의 남존여비 사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버지는 딸에게 ‘항상 상석에 앉으라’고 가르쳤다.

황 작가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여성은 늘 주인공이었고 남성은 인형이나 펭귄처럼 자신의 관념 속에서 좌우하는 부수적인 존재로 표현했다.

황영자 작가의 '핑크방'
황영자 작가의 '핑크방'

또한 화가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안한 심리상태와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욕망, 에로티즘의 감정들을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화면구성으로 표현했다.

한편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장에서는 7월 28일까지 로컬 프로젝트 ‘하하하-최익규’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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