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희 시의원 "사업 제안서상 내용 그대로 발표. 근거 부족해"

청주시가 발표한 ‘청주 구룡공원, 사유지 보상 탁상 감정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완희 청주시의원 등 도시공원 민간개발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근거가 없는 자료”라며 비판했다.

청주시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주시가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는 구룡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공모 결과 구룡터널 기준 1구역에 대해서만 사업 제안서가 제출됐다”며 “1구역 사업 제안서에는 사업부지에 대한 필지별 탁상 감정 결과가 포함돼 있으며, 평가액은 약 563억 원이다”라고 밝혔다.

탁상 감정가란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컴퓨터로 매매사례와 평가전례 등을 검색해 시세파악을 하고 대략적인 대상물건의 평가액을 예측하는 것을 뜻한다.

시는 이어 “청주시는 1구역 필지별 탁상 감정가를 지목별로 분석해 2구역 사업부지에도 대입해 보상액을 산출했고 그 결과 약 1천31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구룡공원 내 전체 사유지 보상비는 탁상 감정가를 기준으로 약 1천876억 원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충북도내 시민단체로부터 규탄 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br>
지난 1일 한범덕 청주시장이 충북도내 시민단체로부터 규탄 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개발 희망 업자가 제출한 보고서가 근거?

이 같은 청주시 발표에 대해 박완희 청주시의원은 “최소한의 근거도 공개하지 않은 신뢰할 수 없는 지표”라고 비판했다. 

청주시가 직접 감정에 나선 것이 아닌 ‘탁상 감정가’에 불과하고 이 또한 도시공원 민간개발을 희망하는 건설사가 시에 제출한 사업 제안서를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는 것. 

실제 청주시가 언론에 배포 한 보도자료를 보면 도시공원 민간개발 희망 건설사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에 표기된 평가액을 인용했고 이를 근거로 사업 제안이 들어오지 않은 구룡공원 2구역 부지에 대한 보상액을 산출했다.

박 시의원은 “청주시가 배포 한 자료를 보면 탁상 감정가 산출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도시공원 개발로 이득을 취하려는 사업자가 제출한 ‘탁상 감정가’를 언론에 공개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청주시가 매입한 일부 도시공원의 경우 공시지가 기준 최고 8배 이상의 보상가를 책정했다”며 “오늘(3일) 직접 서울시에 문의해본 결과 이곳의 경우 공시지가에 3~4배 가량 선에서 토지 보상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주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탁상 감정가’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개발적성토지와 보전적성토지를 구분해 개발이 가능한 토지만 우선 매입하자는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전체토지에 대한 매입 비용을 산출해 공개했기 때문.

또 청주시는 “시민 대책위가 잘못된 정보를 알려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도시공원 민간개발 추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비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한범덕 청주시장이 1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한범덕 청주시장이 1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앞서 도내 시민사회단체와 도시공원 개발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가 추진 중인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민간공원 개발사업은 85만 청주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해치는 행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체를 위한 민간공원 개발사업이라는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는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혜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한범덕 청주시장은 “특혜의혹 제기에 대해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의혹이 계속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