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주 고 김준철·김윤배씨 이외 비학계 출신 총장 1호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을 벗어나 학원 정상화의 길을 걷던 청주대가 이사회의 갑작스런 총장 교체로 학내 분규가 재연될 조짐이다.

학교법인 청석학원(이사장 표갑수)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청주대 정성봉 총장의 사퇴를 수리하고 차천수 이사(66)를 새 총장 후보로 선임했다.

하지만 임기 9개월을 남긴 정 전 총장의 돌연한 사퇴 배경과 함께 기업인 출신 총장후보 등장에 대한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우선 정 전 총장의 사퇴가 학내 구성원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교수회 Q교수는 "평소엔 전화통화도 편하게 하셨는데 이사회 다음 날, 문자로 사퇴 사실을 알려주셨다. '직접 만나서 설명하지 못해 죄송하고 그간 고마웠다' 취지의 내용이었다. 이사회가 있던 주에 보직 교수 회의도 미룬 것으로 봐서 그때 이미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9월 재단 이사장에서 총장으로 선임된 정 전 총장은 2018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교수회와 '대화합 선언'을 통해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했고 김윤배 전 이사가 반대해온 교수회 학칙기구화도 받아들여졌다.

교수회 Q교수는 "정 전 총장님이 5년만에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으나 이때부터 재단주측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총장이 지시를 해도 실무 직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결국 학원 이사장, 총장을 지낸 분이 개인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가 새로 선임한 차 총장 후보는 청주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석사, 청주대 박사과정을 마쳤다. GS건설 건축이사·부사장 등을 역임했고 ㈜효성건설 PG 고문,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총장을 맡고 있다. 기업인 시절에는 재경 청주대총동문회장으로 활동했고 은퇴후에는 청주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대학평의회 의장, 청석학원 이사를 맡는 등 학교측과 오랜 기간 교감해왔다. 교육부 총장 승인이 나면 역대 청주대 총장 중 학계 출신이 아닌 경우는 재단주인 고 김준철씨와 아들 김윤배씨에 이어 3번째가 된다.

차 총장후보는 정 전 총장이 대학평의회에 교수 참여를 늘리고 선발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적극 반대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02년 LG건설 상무 재직시 청주 서원대 건물신축 공사와 관련 답합입찰 혐의로 구속됐다가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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