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지구사업 방향성 심도있는 고민 필요 주장
8월 개최되는 ‘대한민국교육자치콘퍼런스 사전포럼’

지난 21일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국제회의장에서 ‘2019 대한민국교육자치 콘퍼런스 마을교육공동체 사전포럼'이 열렸다.
지난 21일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국제회의장에서 ‘2019 대한민국교육자치 콘퍼런스 마을교육공동체 사전포럼'이 열렸다.

‘마을이 아이들을 품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올해로 3년째 진행되고 있는 충북의 행복교육지구사업.

마을과 공동체를 위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충북 11개 시·군에서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교육지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내놓은 예산으로 마을교사들은 학교와 공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방과후사업 및 돌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3년.

평가를 하기엔 물론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행복교육지구사업 관계자들은 운영방법, 예산, 마을교사들의 위상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도 많다고 토로한다.

‘마을교사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지자체는 왜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가?’, ‘이 사업은 과연 마을공동체 형성에 얼마나 일조하는가?’, ‘이 사업으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될 수는 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했을 때 지난 21일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교육자치 콘퍼런스 마을교육공동체 사전포럼’은 주목할 만하다.

‘마을교육활동가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교육청, 지자체, 마을교사, 일선학교 교사 등 행복교육지구사업과 관련된 이들의 역할과 문제점은 과연 무엇인지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

 

2019 대한민국교육자치 콘퍼런스 사전포럼

오는 8월 7일부터 8월 9일까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교육자치 콘퍼런스’의 사전포럼으로 우선 ‘괴산하늘지기 꿈터’ 엄희진 대표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엄희진 대표는 “솔멩이골에서는 행복교육지구사업을 도입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이미 솔멩이골에서는 행복교육 사업을 마을주민들 스스로 하고 있었다. 과연 예산받는 사업을 도입하는 것이 솔멩이골을 위해 적합한가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마을활동가, 마을교사들은 마을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대표는 또 “마을교육활동가는 일단 그 마을에 속한 사람이어야 하고 마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희진 대표의 사례발표 이후에는 한국교통대학교 연익준 교수 사회로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김석규 파견교사 △‘잼나는 환경학교’ 오태동 대표 △남산초등학교 임오규 교사 △진천군 평생학습센터 어재영 평생교육사 △충주마을교사협의회 조유경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참여자들은 현재 충북의 행복교육지구사업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마을교사들의 정체성과 마을교육공동체 주체, 행복교육지구사업의 평가에 대해 논의했다.

 

“행복교육지구사업의 주체는 아이들”

진천군 평생학습센터 어재영 평생교육사
진천군 평생학습센터 어재영 평생교육사

마을교육공동체 및 행복교육공동체 주체에 대해 진천군 평생학습센터 어재영 평생교육사는 “이 사업의 핵심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학생을 가르쳐야할 대상으로만 여겼지, 그들을 주체라고 여기지 않았다”며 마을교사는 마을과 학생을 매개하는 사람인데 일부 마을교사는 자신이 주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을교사를 지역사회 자원활동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평생교육 강사들이다. 행복교육지구사업은 마을교사가 주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을교육공동체 시작은 누구에 의해서 되었는가? 마을구성원의 필요와 의지에 의해서 시작되었나? 혹시 예산이 마을을 이끌고 있지는 않는가? 마을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교육지구사업을 대하는 일선학교 교사들의 생각도 언급됐다.

충주 남산초 임오규 교사
충주 남산초 임오규 교사

충주 남산초 임오규 교사는 “불행하게도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마을교사들을 보조교사 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실제 학교에서는 행복교육지구사업을 그렇게 원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선 학교 교사들은 행복교육지구사업을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마을교사들이 재능을 발휘하고 실제 교육에 도움될 수 있도록 수업시간을 넉넉히 책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충북도교육청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임 교사는 특히 행복교육지구사업에 있어서 미비한 지자체 역할을 지적했다. 그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늘 의아했던 점이 있다. 마을을 책임지는 기관은 지자체인데 지자체에서는 돈만 주고 실제 하는 일이 없다. 방관하는 느낌이다. 지자체가 행복교육지구사업을 어떻게 할지 좀 더 의미있는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일년에 한번도 수업 못하는 마을교사도 있어”

실제 행복교육지구사업을 이끌고 있는 마을교사들의 생각도 발표됐다.

충주마을교사협의회 조유경 대표
충주마을교사협의회 조유경 대표

충주마을교사협의회 조유경 대표는 “마을교사들이 개선해야 할 점이 참으로 많다”며 “우선 많은 마을교사들이 행복교육지구사업 취지나 목적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마을교사를 양성한 기관과 마을교사들의 입장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외에도 행복교육지구사업 운영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마을교사들은 지속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 또한 초등학교에 지나치게 몰려있고 분야도 놀이나 체험에 집중되어 있다. 다른 분야의 대다수 마을교사들은 일년에 한번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과연 마을교사가 왜 필요한가? 방과후 교사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도대체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 왜 뽑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유경 대표는 “마을주민들의 자발적인 요구가 아니라면 행복교육지구사업은 또 하나의 마을예산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며 “마을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하고 관에 협조를 요청했을 때 그때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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