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폐교위기…학교통폐합 및 이전재배치 불가피
도심권은 아파트 건설, 공동화로 인근지역으로 전학↑
일부지역에선 학교지키기 위해 대책위 만들어 거센 항의
도교육청, “적정규모학교 육성 통해 교육여건 개선해야”

 

가경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만든 '가경초등학교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0일 오전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가경초 이전재배치 계획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가경초등학교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0일 오전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가경초 이전재배치 계획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폐합 및 이전·재배치 문제로 충북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청주 등 도시지역에서는 아파트건설 및 택지개발지역 중심으로, 비도시지역에서는 학생 수 감소가 두드러지는 학교를 중심으로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지역에선 충북도교육청과 학부모 및 시민단체간의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아파트 건설 등 택지개발지역에선 학교 신설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은 학교신설을 위해서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등 소규모 학교 재배치 및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은 학교가 통폐합될 경우 마을이 더욱더 황폐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위해선 불가피한 일"

학교의 통폐합 및 이전·재배치는 교육부의 적정규모학교 육성정책을 근거로 한다.

적정규모학교란 적정한 학생 수와 교육시설을 유지하여 교육결손을 최소화하고, 교육적 효과의 극대화가 가능한 규모의 학교를 말한다.

교육부가 제시한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위한 교육부 권고기준안은 면 도서지역 벽지지역 학교는 학생 수  60명 이하, 읍지역은 초등 120명, 중등은 180명이하, 도시지역은 초등 240명, 중등은 300명 이하다.<표 1참조> 즉 기준안에 해당하는 학교는 학교 재배치의 대상이 될수 있다는 뜻이다. 

 

<표 1. 적정규모 학교 육성 권고기준 개선내용>

출처 : 교육부

 

교육부는 지난 2016년 7월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소규모 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구도심 및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학교신설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교육청의 전체 학교 재배치 계획과 연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충북도교육청 행정과의 ‘2000년~2019년 3월 학교신설, 이전, 폐지, 교명변경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신설된 학교는 67개교이고 통폐합된 학교는 62개교다. 또 이전한 학교는 9개교다.<도표 참조>

 

 

자료에 따르면 신설학교의 70.1%(47개교) 이상이 청주지역이었고 괴산, 옥천, 영동, 단양군에서는 20년 동안 단 한개의 학교가 생겼다. 보은군에서는 신설학교 없이 11개교가 문을 닫았다.

비도시 지역의 학교가 학령인구감소로 인한 통폐합 및 이전재배치라면 청주권에서는 택지개발로 인한 수평인구이동으로 학교의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등 택지개발지구에서는 지속적으로 학교신설을 요구하는 반면 구도심지역 학교는 도심공동화의 직격탄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학부모, 시민단체 반발 이어져

현재 충북에서 폐교 및 통폐합, 이전재배치와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학교는 청주 가경초, 가덕초·중학교, 음성지역 3개 중학교, 충주의 석촌초·중학교 등이다. 또한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전부 논의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어느 학교를 통·폐합할 것인지 또는 이전·재배치 할 것인지 학교명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10년째 논의만 하는 학교도 있다”며 “다만 적정규모학교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전부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청주 가경초는 서현 2지구의 서현2초 신설과 관련 이전재배치 대상학교다.

현재 가경초는 전교생 281명으로 서현 2초 인근 2km내에 있는 9개 학교 중 학생 수가 가장 적다. 가경초는 1992년 개교 당시 1348명, 1993년에는 전교생이 2281명을 기록한바 있다. 그러나 매년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해 2008년에 1000명 이하, 2018년에는 300명 이하로 줄었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이전·재배치와 관련 지난 4일 학부모대상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학부모들은 일방적인 통보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19일 ‘가경초등학교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규진, 이하 대책위)’ 창립총회를 갖기에 이르렀다.

19일 열린 가경초등학교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 창립총회 모습.
19일 열린 가경초등학교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 창립총회 모습.

 

19일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가경초 학부모들은 결사투쟁의 의지를 밝히며 부조리한 충북도교육청 행정의 민낯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며 “도교육청은 서현2지구 학교신설로 인한 이전 재배치 계획으로 지역민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전면 중단하고 즉각 철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학부모 230여 명 중 130명이 대책위에 가입했으며 향후 찬반투표 등 강력한 반대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가덕 초·중학교도 통폐합을 위한 학부모 찬반투표를 오늘 20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투표에서 가덕초·중 학부모들의 60%이상이 찬성할 경우 통폐합될 예정이다.

음성지역 3개 중학교도 통폐합 논의 대상이다. 음성에는 음성중, 음성여중, 사립학교인 한일중이 있다.

음성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음성여중에서 간담회를 열고 음성여중 학부모들에게 통폐합 관련 계획을 안내했다.

음성타임즈에 따르면 음성읍 중학교 학생배치는 2020년 총 22개 학급에 450명, 2021년 21개 학급에 467명, 2022년 19개 학급 454명, 2023년 19개 학급 438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4년부터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2030년에는 15개 학급 276명, 2031년에는 13개 학급 245명의 학생 수가 예상된다.

음성여중 통폐합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교육지원청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논의 중이라고는 하지만 음성여중 학부모들 대상으로만 통폐합 관련 설명회를 했다. 이것은 음성여중을 폐교시킨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지역 내에서 반대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음성민중연대의 한 관계자는 “작은 학교를 폐교시킨다는 정책에 반대한다”며 “특히 학생 수가 제일 많고 잘 운영되는 음성여중을 음성중학교와 한일중에 분산배치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 음성타임즈
출처 : 음성타임즈

 

이와 관련 음성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음성에는 현재 3개 학교가 있지만 학생 수로만 보자면 2개가 적당하다. 현재는 적정규모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논의를 했을 뿐이다. 이것이 와전돼서 특정학교가 폐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충주의 산척초·중도 통폐합 대상이다. 충주교육지원청은 20일 산척초·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학부모 60%가 찬성할 경우, 통폐합된다.

한편 충북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및 이전재배치는 교육력향상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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