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대비책 전무, 안내요원도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실’, 방문객 스스로 해결해야

지난 15일 낮시간대 텅 비어있는 축제 상황실, 안내 요원은 물론 행사진행상황을 파악하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5일 낮시간대 텅 비어있는 축제 상황실, 안내 요원은 물론 행사진행상황을 파악하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5일 낮 시간대 상황실 내부 모습. 누군가 마시다 버린 소주병도 눈에 띈다. (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5일 낮 시간대 상황실 내부 모습. 누군가 마시다 버린 소주병도 눈에 띈다. (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 내 금왕읍주민자치위원회, 이장협의회, 체육회 등 3개 단체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제21회 금왕읍민의 날’ 행사가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수 십개의 먹거리장터가 문을 열었고, 놀이장도 개장되어 어린이 방문객들의 발길로 북적댔다.

13일 응천특설무대 낭만콘서트, 14일 오후 7시부터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제11회 주민자치작품발표회가, 15일에는 무극다리 밑 응천에서 이장협의회의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대회’가 열렸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 체육회가 진행하는 응천특설무대 열린음악회,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는 무극중학교에서 읍민화합 체육대회가 이어졌다.

그러나 행사기간 내내 불시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한 어떤 예방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안내요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3박4일간 특설무대 한켠에 자리 잡았던 상황실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만 운영되었고, 이 때문에 이 외 시간에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덩그렇게 자리만 잡고 있었다.

낮 시간대 어린이 방문객들을 위한 안전책도 없었고, 상황실이 폐쇄된 밤 10시 이후, 먹거리장터에는 ‘먹고 마시는’ 취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때론 고성이 오가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도 목격된다.

간이화장실도 3개에 불과했고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은 아예 없어, 방문객들은 인근에 화장실이 개방된 건물을 찾느라 애를 쓰기도 했다.

축제 마지낙 날 상황실 모습. 축제 상황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미 철수된 상태이다. (제공=음성타임즈)
축제 마지낙 날 상황실 모습. 축제 상황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미 철수된 상태이다. (제공=음성타임즈)
축제 먹거리장터 낮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축제 먹거리장터 낮 모습. (제공=음성타임즈)

‘설마 무슨 사고가 나겠느냐’

‘그저 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되길 바랄 뿐’, 긴급 사고 발생시 이를 신속히 공유할 수 있는 주최측과의 통로는 애당초 차단되어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면, 방문객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축제기간 내내 계속됐다.

금왕읍 관계자는 “3개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는 모두 보조금으로 진행됐고, 이외 별도의 축제예산이 없어 인력배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예산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자원봉사자들의 협조를 받을 수는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8년만에 3개 행사가 합쳐지면서 그 부분은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설마 무슨 사고가 나겠느냐’는 요행수에 기대할 뿐, 행사안내는 물론 미아 발생, 취객 사고 등 불시 사고에 대비한 대책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특히 족구, 줄다리기, 씨름 등 다양한 운동경기가 펼쳐진 읍민화합체육대회에는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상자 및 긴급 환자를 위한 구급차도 구경할 수가 없었다.

축제장에 문을 연 먹거리장터 천막들. (제공=음성타임즈)
축제장에 문을 연 먹거리장터 천막들. (제공=음성타임즈)

한 행사의 주최측은 축제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축제가 개막되어 상황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무한책임이 그들에게 주어진다. 축제 준비과정이 치밀하고 섬세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주민자치위원회, 이장협의회, 체육회 등 3개 단체는 자신들의 주관행사에만 몰두한 채, 이번 축제 전반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21회 금왕읍민의 날’이 3개 단체의 ‘그들만의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발 무사히 끝나기를’ 바랐던 축제는 다행히 의도대로 적중(?) 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조차 불분명했던 ‘제21회 금왕읍민의 날’ 행사는 그렇게 무사히 끝이 났다.

이번 축제에서 3개 단체가 주관하는 식전행사에는 어김없이 관내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탓일까?

무늬는 요란했지만, 속수무책이었던 축제가 다행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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