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민 전 경무관, 김학의 사건 청와대 외압 의혹 공개 발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특별수사단 발표에 인터뷰 결심"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쳐)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쳐)

청주 출신 이세민 전 경무관이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등에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 관련 모든 사실을 진술했는데도 외압이 없었다고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청와대 외압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김 전 차관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2013년초 경찰청 수사기획관이었던 이 전 경무관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청와대의 외압 의혹과 보복 인사 경위에 대해 소상하게 밝혔다. 이 전 경무관은 언론과의 직접 인터뷰 배경에 대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외압이 없었고 김 전 차관은 무혐의'라는 발표를 듣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 특별수사단에서 자신이 진술한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공개하겠다는 뜻과 함께 보직 1년도 안된 자신에게 부당인사를 한 이성한 전 경찰청장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덧붙였다.

이 전 경무관에 따르면 경찰은 2013년 1월부터 김 전 차관의 성접대와 이를 촬영한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돼 첩보 수집에 나섰다. 경찰은 피해여성 등을 찾아가 설득했고 2월들어 “수사에 착수하면 협조하겠다” 정도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 이런 와중에 당시 김학의 대전고검장이 법무부차관 물망에 올랐고 3월 2일 청와대에서 먼저 경찰청 수사국장에게 전화를 해왔다. 이 전 경무관은 ‘김 전 차관에 관련한 내용을 수집하거나 갖고 있는 게 있느냐, 내사나 수사에 착수했느냐’는 질문이었고 ‘내사나 수사 단계는 아니지만 내용이 상당히 심각하다. 동영상이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데 나오는 인물이 현직 대전고검장’이라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경무관은 “이후에도 수차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에게 대면, 전화, 팩스 보고를 했고, ‘이런 사람을 고위공무원에 임명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문제 제기에도 3월 13일 김 전 차관 내정 사실이 발표됐고 이에 경찰은 내부회의를 거쳐 종합적인 보고서를 작성 첩보수집 담당경찰이 직접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차 보고를 했다는 것. 특히 경찰의 종합 보고 사실은 TV조선을 통해 단독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15일 김 전 차관 임명을 발표했다.

김 전 차관 임명되던 날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제천 출신)이 즉각 경질됐고, 이 전 경무관 자신은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좌천됐다. 수사를 진행하려 했던 다른 경찰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특히 취임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 전 경무관에게 ‘남의 가슴에 못을 박으면 벌 받는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 이 전 경무관은 "청장이 김학의 사건을 얘기한 것이라고 생각돼 심정이 착잡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경무관은 지속적인 진실 규명 작업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사단에 두번에 걸쳐 장시간 진술했는데 첫째날은 녹음을 했다. 두번째 날은 녹음을 못하게 해서 하지 못했다. 첫날 녹음 파일을 일반에 공개할 용의가 있다. 두번째 날 진술은 이미 대검찰청에 녹음, 녹화한 CD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것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이성한 경찰청장이 '보직 1년 미만인 경우 인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경찰 인사규정을 어기고 4개월만에 자신을 좌천인사시킨 것은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경무관은 "공직에 몸담고 있던 신분이라 특별조사단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언론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로 진실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처음으로 공개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법률 전문가들과 법적 대응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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