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무극전적국민관광지 '충혼탑'에서 증재록 시인

증재록 시인.
증재록 시인.

총성의 고갯마루에 평화의 청동종이 울립니다

 

오르막은 뻗치는 숨길이 가쁘고

내리막은 굽히는 눈길을 모읍니다

여기는, 오르고 내리는 6.25 첫 승전지인 역사의 장

통일을 갈망하는 호국충혼이 잠든 감우재입니다

 

6월이 왔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영령 앞에서

가르고 나누어 마주치는 눈초리를 평화로 합치고

남에서 북으로 치켜 오르는 순국의 얼 앞에

손을 모아 향을 피웁니다

 

영원의 자취가 솟아오르는

소이 대소의 독립만세가 펄럭이고

세계평화의 깃발 한가운데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찔레꽃 설화가 피어나는 길고 긴 고갯마루엔

분단의 선혈에 젖은 병사의 통일화가

충령을 줄기로 잇습니다

 

이쪽과 저쪽, 남과 북의 포연에 안 보였던 이 고개

보현과 부용산맥에는 총탄에 목메었던

청동종이 평화를 부릅니다

임이 목숨 바쳐 다져놓은 강토가 세계를 향한 평화의 터입니다

 

철책이 뽑히고 휴전선이 사라지고

번영의 염원이 흐릅니다

뛰는 맥은 길로 이어져 오르고 내립니다

 

통일을 향하여 땀에 전 허리를 펴고 내다보는 음성, 음성인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영령 앞에서 경건한 묵념입니다

영면하소서

 

2019년 6월 6일 10시 헌송, 증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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