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전 도의원 특별기고
“불안하다고 누군가는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2025년까지 해마다 6천에서 1만 가구의 공급이 필요하다” 지난주 청주시의회 시정질문 과정에서 한범덕시장이 한 말이다.

그동안 수천세대 아파트 짓겠다는 말이 청주시의 공식적인 주택공급정책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현재 청주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2만8천여세대를 준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사업승인 계획된 것만 2만 1천여세대, 2022년까지 5만4천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은 청주시 아파트가 1년 전에 비해 5백에서 2천까지 시세가 하락하는 가운데 밀어붙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시점이다.

또 2016년 10월 이후 지난달 31일 발표까지 30여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되어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주시의 장단기 주택공급정책이 현실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출처: 청주시,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감정원 실거래가)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시민들이 느끼는 아파트 체감 경기

청주시민들이 체감하기에 아파트가 갑자기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주택보급률 2017년 기준 전국 평균이 103.3%이고, 서울이 96.3%, 경기 99.5%에 비해 청주시는 무려 118.2%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청주청원 통합이후 최근 4년간 해마다 5천여 채의 공동주택이 쏟아졌다. 그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1768채가 미분양 되었고 청주 동남지구의 한 아파트는 42%가 미분양 되었으며 인근 아파트 역시 27%가 미분양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제곱미터 당 매매가격이 17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만원 가량 하락했고 거래량 역시 2015년 1만 1148가구에서 작년기준 9174가구로 1974가구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청주시장은 “2000년대 초, 일정기간 공급이 없었던 것이 주택시장 불안과 거래가격의 급격한 변동 배경”이라면서 “미분양물량은 매달 감소추세이고 민간공원 아파트건립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안한 사항”이라면서 꾸준한 공급을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100만 도시를 염두에 둔 공급정책

여기에 대해서도 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은 미분양물량감소는 임대전환이라는 눈 가리고 아웅 식 처방 때문이지 분양률이 올라가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이 말이 맞다면 청주시장의 눈을 가리고 있는 그 어떤 상황이 청주시의 주택공급정책을 이리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청주시의 주택정책은 2015년에 발표한 ‘2030도시기본계획’에 그 논거를 들고 있다. 2015년부터 2030년까지의 인구추계에 따른 주택공급계획을 세우는 것인데 최대값과 최소값의 아홉 가지 유형으로 주택공급계획을 가정한다.

그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인구가 최소값 88만이거나 최대값 93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2025년에는 최소 92만에서 최대 102만명으로 청주시민이 늘어나야 한다. 이 같은 계획에 의해 주택수요공급 기본계획이 세워지는 것이다.

 

과연 100만도시가 가능할까?

그러나 통계청 코시스 통계에 의하면 2019년 5월 현재 청주시인구는 83만 9천100명이다. 청주청원 통합 후 2015년에는 83만1900명이었으므로 7천200명 늘었다.

코시스 통계는 주민등록 기준자료라서 외국인이 빠져있음을 감안한다 해도 인구 추계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물론 그사이 아파트는 2만여 채가 늘었다. 2015년 청주에서 세종시로 이전한 사람이 8천515명이었고 세종에서 청주로 전입한 사람은 1천890명으로 6천200명이 빠져나갔다.

2018년에는 4천945명이 빠져나갔고 2천312명이 전입했다. 여전히 세종시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보다 더 많다. 수치상 이동 폭이 적어지고 아파트가격이 하락해서 빠져나가는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모 언론사의 분석(?)이 있긴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과거의 추세로 볼 때 청주시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이닉스에 수조원이 투입되어 공장규모가 증설된 이후에도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있으나 3교대 근무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외지인이 많아 청주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인구가 늘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설사 지금 추세로 따진다 해도 2025년에 100만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는 5만여채가 지어질 것이다.

 

불안하다. 누군가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

이대로 5년 후, 청주시의 주택공급정책에서 예상한대로 인구는 100만명으로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가 과잉공급 되거나, 매매가가 지금 속도처럼 하락하거나, 거래물량이 지난 몇 개월처럼 줄어드는 일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늘어날지도 모르는 인구를 상상하면서 아파트는 지어지는데 이로 인한 재산가치 하락이라는 불똥이 내 발등에 떨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돌려야 하는 것인가?

여전히 청주시는 주택공급 늘려야겠다며 도시공원을 깎아 아파트를 짓고 있다. 누군가 지금이라도 청주시 주택공급정책이 타당한가라는 의문과 질문을 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청주시가 아파트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현재상황, 청주청원 통합 후 5년쯤 된 지금 시점에서 아파트를 이렇게 더 지어도 되는 것인지 전문가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묻고 싶다. 왜냐고? 불안하니까!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