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서 새로운 제련로가 무더기로 나왔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8월부터 조사, 제련로 14기를 추가 확인했다.
  
  조사 구역의 기본지형은 북쪽과 서쪽이 높고 남쪽과 동쪽은 낮다. 제철유적은 상대적으로 지형이 낮은 남쪽과 동쪽에서 먼저 축조됐다. 중층은 오랜 기간 조업을 위해 제련로가 수명이 다되면 폐기 후 폐기물을 쌓고 그 위에 다시 제련로를 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지형이 높은 북쪽과 서쪽에서 가장 늦은 시기의 제련로가 새로 형성됐다.  

북쪽과 서쪽의 상층에서 유구가 복잡하게 중복된 양상도 확인했다. 이는 각 유구가 지하시설을 공유하고, 단단하게 형성된 지반을 다시 사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백제 제철기술사 복원에 귀중한 자료로 기대된다. 지하시설에서 나온 목탄의 방사성 탄소연대측정(AMS) 결과, 약 100여년간 장기 조업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장소에서 장기간 조업으로 철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변에 다수 철광산지가 있고, 수로를 이용해 연료인 목탄를 쉽게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강 수운을 통한 유통망이 발달한 충주 만의 지하자원과 입지 조건 덕분으로 충주는 고대 백제뿐만 아니라 고려·조선 시대까지도 국내 제철생산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연구소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명승 제42호 '충주 탄금대'의 남사면 구릉지를 대상으로 발굴조사를 했다. 현재까지 제련로 총 25기를 발견, 충주 칠금동 유적이 국내에서 단위면적당 최대 철 생산유적이었음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칠금동식 제련로'의 특징인 지하시설의 존재를 밝히는 성과를 거뒀다. 

지하시설은 제련로 축조 이전에 먼저 넓게 땅을 파고 그 바닥에 긴 목탄들을 가로와 세로로 교차 배치해 치밀하게 채우고 벽면에 목탄을 기대거나 박은 시설이다.

지하시설을 만든 후에는 흙을 다져 채우고 가운데를 다시 파서 제련로 본체를 축조했다. 미리 지하시설을 만들면서 땅을 메우고 되파는 행위를 통해 노(爐)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땅을 다지는 효과와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방습효과를 높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철광석이 녹아 철과 슬래그 등의 불순물이 분리되면 철은 노 안에 뭉쳐지고, 철 찌꺼기는 노 밖으로 배출된다. 철 찌꺼기를 배재부로 쉽게 배출되도록 배출 부위를 점토다짐으로 경사로를 만든 사례인 16호로와 경사로 하단에 작은 구덩이를 만든 사례인 17호로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번 발굴성과는 30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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