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초등학교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연극을 이용한 학습방법을 시행하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청주 가경동에 위치한 풍광초등학교(교장 김영민)는 매월 4시간씩 외래전문강사를 통한 연극수업을 시행하고 학과수업에도 적용, 연극활동을 통한 아이들이 창의적 의사표현능력을 신장시키고 있다.

읽기, 쓰기로 연극수업 위한 기초 다져
풍광초등학교가 연극수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영민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김 교장은 본격적인 연극수업 실시에 앞서 연극의 기본이 되는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한 ‘읽기 급수제’를 3년 전부터 시행했다. 읽기 급수제는 낭독의 바른자세, 자연스러움, 감정표현 등 5가지 기준으로 1급부터 3급까지 급수를 나눠 1급을 획득하는 학생에게는 학기말에 표창을 하고 성적으로도 반영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그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입을 통한 극적인 낭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 한글쓰기 급수제’를 운영했다. 바른 글씨 쓰기는 표현력과 의사소통 등의 기초기능을 향상시키고 연극수업 중 하나인 시나리오 쓰기에 도움을 준다. 글씨 쓰기 수업은 국어시간을 이용해 월 1회의 교육을 실시했다.

이 밖에도 3, 4월에는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학년별로 교육프로그램에 차이를 복식호흡연습, 신체표현놀이 등으로 연극수업에 필요한 기초 훈련을 다졌다.
연극수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교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풍광초교는 매주 금요일을 이용 자체연수를 실시했다. 전교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자체연수를 통해 교사들은 교육연극의 기초를 다지고 연극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연수시간을 이용해 아동극과 연극공연을 관람하고, 연극협회의 연수 활동 참가 등 현장 연수활동도 병행했다. 이와 함께 교육연극 교사동호회를 운영 청주교육청 교육연극교과교육연구회 중심학교로 활동하면서 교육연극에 대한 이해와 연극의 교육적 활용 가치를 높이도록 했다.

오랜 준비끝에 2004학년도부터 실시한 연극수업은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김 교장은 “연극을 통해 발음과 억양 등 전체적인 언어구사능력이 향상됐고, 연극이라는 공동체작업을 통해 협동심과 적극성이 눈이 띄게 좋아졌다. 또한 여러 교과에서 전반적으로 향상된 학습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연극수업의 효과를 설명했다.

풍광초교의 연극수업은 별도의 연극수업과 재량활동시간, 교과수업시간 등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 시행됐다. 매주 화요일에 이뤄지는 재능자랑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그룹별로 연습한 연극을 방송을 통해 발표한다. 교과수업시간엔 교과내용을 실연(實演)함으로써 수업내용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효과를 봤다.

김 교장은 “가령 심청전의 경우 주입식 교육을 통해 심청이의 효심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아이들이 심청이의 입장이 돼 실연함으로써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게 돼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의 교과적용 수업은 국어, 도덕, 사회(바른생활)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지도요소를 추출하는 등 사전 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스튜디오 설치 등 발표기회 확대
재능자랑시간의 활용을 위해 풍광초는 교내에 스튜디오 시설을 설치했다. 교실 1학급 규모의 스튜디오와 조정실을 분리해 설치하고 방음시설 및 카메라 2대, 음향시설, 조명 등을 스튜디오에 갖춰놓았다. 또한 조정실에는 조정기, 모니터 및 각종방송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전교생들은 각 학급의 모니터를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은 재능자랑시간을 통해 자신이 준비한 것을 발표할 수 있길 손꼽아 기다린다. 재능자랑시간에는 연극뿐만 아니라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연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이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적극적이다.

재량활동시간과 연극수업시간에는 교육연극실을 활용한다. 교육연극실은 무대 막, 배경 시설, 발표 연단과 관객석을 갖췄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수업시간이 아니더라도 함께 어울려 자유롭게 연습을 할 수 있다. 2시간씩 매달 2일간 이뤄지는 재량활동은 개인별 성취도를 고려해 수준별 지도를 전개했다. 이 가운데 연극에 특히 소질이 있는 학생들은 영재반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1년간 이루어진 교육연극의 결과물은 지난 11월말 종합학습발표회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선보여졌다. 풍광초교의 학부모들은 학교정책의 든든한 후원인인 동시에 참여자이기도 하다. 매주 수요일 중간활동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는 ‘엄마의 소리’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엄마의 소리’는 학부모의 참여를 권장해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아이들에게 효경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돼 15분가량 주어진 시간에 본인이 작성한 원고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평상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 감명 깊게 읽은 책 소개, 동화 구연과 같이 자유로운 주제로 진행된다.

김 교장은 연극을 통한 교육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토론 능력의 향상과 상대를 이해하고 협조하는 태도는 물론 언어사용능력의 신장, 아이들의 정서 함양, 연극대본을 활용한 인성교육, 지혜교육, 지식교육 등 아이들의 균형적인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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