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11일 청주에서 열렸다.

충북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3시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청남교(일명 꽃다리) 남쪽 동학장승공원에서 '충북 하늘 위에 피어난 녹두꽃 2019'를 주제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기념행사를 추진했다.

기념사업회는 앞서 오후 2시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증평 형석중학생들의 태극기 공연에 이어 상여 퍼포먼스를 했다.

상여 퍼포먼스는 125년 전인 1894년(조선 고종 31) 당시 이곳에서 스러져간 동학농민군의 넋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김개남 부대의 동학농민군은 청주성을 함락하고 서울로 진격하려 했으나, 지금의 모충동 일대에서 무심천을 건너기 전 일본군의 기습을 받고 퇴각했다.

기념사업회는 당시 동학농민군이 무심천을 건너지 못한 한을 풀어주고 원혼들의 넋을 기리고자 이날 꽃상여가 무심천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했다. 요령을 잡은 선소리꾼과 상여를 멘 향도꾼의 구슬픈 상여소리는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청남교 남쪽에서는 상여 도착에 이어 풍물 공연과 함께 장승에 글씨 쓰기, 장승에 옷 입히기 등 장승 세우기 행사와 기념공연을 진행했다. 두 장승에는 성기창 서예가가 붓으로 '너와나 함께 여는'과 '어화둥둥 좋은 세상'을 써 넣었다.

김양식(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기념사업회장은 "자유와 평등과 인본이 넘치는 대동사회를 만드는 동학농민혁명 기억과 기념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며 "오늘 내가 꽃이 되어 청주라는 꽃대를 아름답게 수놓는 것이 최상의 날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앞서 지난달 26일과 30일, 이달 6일 세 차례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장승공원까지 세 차례 삼보일배를 했고, 10일에는 충북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김 회장이 충북의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회장은 "동학농민혁명사에서 청주지역은 지정학적 위치상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삼남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의 청주는 충청도 군사령부인 청주병영이 있었다"며 "동학교단 본부가 있는 보은과 인접한 데다 동학도들이 많아 동학농민군과 청주병영군의 충돌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0월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 선정을 위한 공청회에 이어 선정위원회가 전북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한 기념일 4개 가운데 5월11일 황토현 전승일을 법정 기념일로 선정했다.

올해 2월19일에는 국무회의에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 5월11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황토현 전승일은 1894년 5월11일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동학군이 대승을 거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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