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에서 나가라"...음성군 '안골마을 컨테이너 경로당' 철거 위기
상태바
"내 땅에서 나가라"...음성군 '안골마을 컨테이너 경로당' 철거 위기
  • 고병택 기자
  • 승인 2019.04.29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성군 소여1리 안골마을, 토지 소유권 분쟁 '갈등'
토지소유주 A씨 "소유주의 권리 행사, 철거해야”
일부 주민들 "마을명의로 매입한 땅, 등기만 못해"
안골마을 어르신들이 경로당으로 사용하던 낡은 컨테이너 경로당. 현재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음성군 음성읍 소여1리 안골마을이 토지 소유권 분쟁에 휘말리며 주민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경로당으로 사용했던 ‘컨테이너’ 앞에는 거름덩어리와 큰 돌이 놓여 있고, 마을 안쪽 주택으로 들어가는 도로도 큰 돌로 막혀 있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컨테이너 경로당 앞에 토지 소유주 A씨가 ‘마을회관 철거 요청서’를 내 걸었다.

요청서에는 “1995년부터 23년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으나 무료봉사를 끝내고 반환받고자 한다”면서 “2019년 1월 31일까지 철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명시됐다.

급기야 지난달 10일부터는 해당 토지에 설치된 도로와 컨테이너 앞이 거름덩어리와 큰 돌로 봉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토지 소유주 A씨는 지난 28일 음성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불법적으로 마을에서 컨테이너와 시멘트 포장도로를 설치해 사용해 왔다”면서 “토지 소유자의 권리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무상으로 쓰게 해 준 것이지 기부한 것이 아닌데 주민들이 마을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포장된 도로, 컨테이너를 철거한 후 원상복구해야 한다. 내 땅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주민들은 “과거에 마을회관을 짓기 위해 이미 1평당 1만원에 매입했었다”면서 "단지 마을 명의로 등기를 할 수 없어 개인 명의로 등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A씨의 소유권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또한 “현재 하천공사를 하기 위해 차량들이 진입해야 하는데 도로가 봉쇄되면서 공사가 중지된 상태”라며 “그동안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컨테이너마저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 마을회관 조성을 위해 마을 명의로 땅을 매입하고 분할 측량까지 했는데, 갑자기 해지됐다”면서 “수 십년전 서류들이 이를 증명한다. 반드시 마을명의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진입로를 막고 있는 돌덩어리들.

최근 일부 주민들은 A씨를 상대로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3일 검찰은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2건은 각하했지만 일반교통방해 건에 대해서는 구약식 처분했다.

주민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음성군은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구도로를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군 관계자는 “현재 구도로를 복구시키기 위해 설계를 실시 중이다. 설계가 완료되면 곧 공사에 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골마을과 소여1리 경로당과는 차로를 포함해 약 1km의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 경로당을 이용하기에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다.

안골 어르신들이 수년째 ‘컨테이너 경로당’의 불편을 감수해 왔던 이유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으로 인해 안골마을 어르신들은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던 낡고 작은 쉼터마저 없어질 처지에 놓여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