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괴산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이모씨의 뇌물제공 의혹 폭로 글.

경찰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괴산군청 사무관 A씨를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전환하고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A씨의 집과 청천면사무소 집무실, 차량 등을 수색해 휴대전화,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지자체 공사알선 중개인 이모씨는 지난달 21일 군청 자유게시판에 "소각장 공사와 관련해 A 사무관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실명으로  9차례에 걸쳐 A사무관을 만난 계기부터 현금봉투 전달 상황, 노래방 등 향응 제공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공사 수주를 위해 돈을 건네줬다고 주장하는 '괴산 광역 생활쓰레기 소각시설' 건립사업에 대해  설계, 관급자재 구매, 수의계약 내역 서류 등을 군에서 넘겨받아 조사하고 있다. 2015년 발주한 괴산 광역 생활쓰레기 소각시설은 사업비 158억원을 들여 괴산읍 능촌리 일원 7000㎡의 터에 건립됐다.

인터넷 글을 올린 이씨는 지난 3월말 경찰에 출두해 뇌물 제공 과정에 대해 진술했고 이후 괴산군 공무원 2명이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쓰레기 소각장 공사와 입찰 과정 등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7년 A사무관이 괴산군 환경수도사업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13억원 상당의 소각로 공사를 따내기 위해 집중로비를 벌였다는 것. 이씨는 취재과정에서 "A사무관과 20년 알고 지냈지만 내가 형편이 어려워져서 2년전 소각장 공사 부탁하면서 건네준 1천만원만 되돌려 달라고 한 것이다. 그후로도 수차례 만날 때마다 현금을 건네줬기 때문에 총액은 더 많다. 그런데 마지막 내 제안을 거절했고 군 감사부서에 찾아가 다 얘기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괴물'같은 공무원을 벌하고 나도 자폭하는 심정으로 인터넷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현금은 청주에서 향응접대를 하면서 건네거나 괴산군청에 주차된 A사무관의 자동차 사물함에 넣어 두는 방식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폭로 글 게재 이후 A사무관은 군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하룻만에 번복했다. 

한편 A사무관은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와 한 두 번 만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지만 금품은 받지 않았다. A씨가 이를 약점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자유게시판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씨를 명예훼손,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