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청주시장 "도시공원 민간개발 추진은 불가피해"
도시공원시민대책위 '시민의견 무시' 반발, 기자회견 예고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장기미집행도시공원 개발문제로 홍역을 치른 청주시가 민간공원 개발 사업 대상지 8곳 중 가장 논란이 컸던 구룡공원과 매봉공원에 대한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매봉공원은 민간공원으로 개발하고 구룡공원은 일부 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봉공원 민간개발 지속 결정에 대해 한 시장은 "매봉공원에 대해 민·관거버넌스는 공원 전체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청주시 공공개발 추진, 사업 분할 시행 등 3개의 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매봉공원의 경우 지난해 5월 사업 시행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교통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사업 시행자의 동의를 전제로 한 협약 파기 또는 변경 없이는 거버넌스가 제시한 안을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일방적으로 이미 체결한 협약을 파기·변경할 시 행정소송 피소 등 법적 책임 문제가 따른다는 것. 

다만 청주시는 민·관거버넌스에서 도출된 의견을 사업 시행자에게 제안해 동의할 경우 공동주택을 축소하고 공원시설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한범덕 시장 "구룡공원 일부 부지 매입"

매봉공원과는 달리 구룡공원의 경우 토지의 일부를 청주시가 매입하는 방향으로 민간개발이 추진된다.

한 시장은 "구룡공원은 거버넌스가 제시한 6개의 안 중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인 생태․환경 중요 지역을 일부 청주시가 매입하고, 나머지는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으로 청주시가 매입할 토지의 규모와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부서 검토 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 시장은 "구룡공원 등 8개 공원에 대해 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민간개발 방식일 수밖에 없었다"며 "공원시설을 줄여 녹지가 최대한 확보될 수 있는 방향으로 민간개발을 추진해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쾌적한 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 "시민의견 무시 처사" 반발

한범덕 청주시장의 도시공원 개발계획 발표에 도내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두꺼비친구들 등 도내 2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는 한 시장 발표이후 성명을 내고 ‘시민의견을 무시하는 한범덕 청주시장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청주시장은 오늘(9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민간공원개발 방식을 선택했다"며 "결국 쟁점이 되었던 8개 공원을 모두 민간공원 개발로 추진하겠다는 발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며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노력을 하는 듯 했지만 의도적으로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논의를 하고자 한 약속마저 무시한 채 민간공원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완희 시의원 "보이지 않는 손 개입 의심"

환경운동가 출신이면서 도시공원 개발문제를 지적해온 박완희 청주시의원 역시 입장을 내고 청주시 결정에 반발했다.

박완희 시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청주시장이 SNS를 통해 구룡과 매봉은 우선매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고맙고 기쁜마음에 그 글을 공유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입장이 바뀐 것은 무엇때문이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매입대상지 지정과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등 해결방법은 많다. 청주시가 위헌성 시비를 말했지만 이미 국토부에서 위헌성이 없다고 밝힌바 있다"며 "서울시와 수원시는 이미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지정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비슷한 도시규모인 수원시와 성남시도 3천억원 이상을 도시공원 매입에 투자한다"며 "재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공원녹지 보전 정책에 중요성을 두고 있지 않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라고도 말했다.

한편 허창원 충북도의원 역시 입장문을 내고 "매봉공원의 경우 거버넌스에서 제시한 3가지 방법(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청주시 공공개발추진, 사업 분할 시행)에 대해 모두 무시하고 민간 개발을 진행하기로 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허 도의원은 또 "매봉공원의 경우 교통영향평가가 통과되기 위해서는 교통환경 개선을 위한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앞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는 8개 민간공원 개발과 관련 영운공원 등 6곳은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구룡공원과 매봉공원은 청주시장에게 결정을 맡기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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