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충주지검 부장검사 "특검을 부르는 검찰의 자충수" 작심 비판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단장으로 여환섭 청주지검장(51·사법연수원 24기)이 발탁된 가운데 검찰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임은정 충주지검 부장검사가 이날 자신의 SNS에 '김학의 재수사' 수사 단장으로 임명된 여환섭 청주지검장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임은정 충주지검 부장검사는 29일 오후 자신의 SNS에 "면죄부 검찰의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돼 참혹하다"며 "특검을 부르는 공수처 도입을 위한 검찰의 자충수"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강원랜드 수사 당시 여환섭 검사장의 이름을 슬쩍 들었다. 2017년 4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때 몸통인 청탁자들을 뺀 채 최흥집 사장을 불구속으로 '핀셋' 기소한 춘천지검 부실수사로 검찰이 국민들에게 지탄받을 당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 연구관으로 그 사건 대검 지휘라인이었다"고도 지적했다.

또 임 부장검사는 "강원랜드 1차 부실수사와 관련된 대검 담당자를 단장에 지명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누구에게 수사를 맡기는지를 보면 수사를 맡긴 자의 의중이 엿보인다. 어이없고 황당함을 넘어서는 참혹함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 단장으로 임명된 여환섭 청주지검장.

이와 관련해 여환섭 수사단장은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9일 오전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일을 맡게 됐다"며 "(김학의 전 법무무 차관과)설령 같이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검사장쯤 되면 그 정도 연이 없기는 쉽지 않다. 검사와 검사장은 거리가 멀다. 검사장 밑에 차장으로 복무한다든지 바로 밑에서 근무하는 직속 부하도 아니었다"며 "통상적인 절차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은정 부장검사는 지난달 17일, <경향신문>에 '나는 고발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2015년 발생한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성추행 조사단의 기소로 지난 1월, 징역 10월이 선고된 진 모 전 검사의 후배 검사 성추행 사건이 정작 발생 당시엔 덮였었다"며 검찰의 사건 은폐를 비난한 바 있다.

특히 임 부장검사는 당시 사건 은폐자로 문찬석 검사장과 여환섭 검사장을 거론하며 "그들은 당시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와 대검대변인으로서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속이고, 검찰의 조직적 은폐에 적극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 29일, 여환섭 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을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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