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전국 처음으로 지역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의 흉상을 제작하고 전시실을 조성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발굴·선양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북문화예술포럼·충북여성정책포럼이 주최하고 충북도가 후원한 2019 충북문화예술포럼 정기포럼이 26일 오후 충북예술인회관에서 '3·1운동 100주년 여성독립운동가와 시대 속 여성문화예술'을 주제로 열렸다.

박걸순(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충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공적-고령 신씨 가문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난해 독립유공자 서훈 기준 개선에 따라 여성의 독립유공자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 등록을 기준으로 현재 정부에서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아 훈·포장을 받은 전국의 독립유공자는 1만5511명이고, 이 가운데 2.8%인 432명이 여성이다.

충북 출신 독립유공자는 521명이고, 여성은 1.9%인 10명이다. 전국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민금봉·신순호·신창희·오건해·이국영(이상 청주)·민인숙(음성)·박재복(영동)·윤희순·홍금자(이상 충주)·임수명(진천)이다.

박 교수는 "충북도가 올해 충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의 흉상 제작과 전시실 조성을 계획하는 것은 다행"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학계가 연대해 남편 호적에 입적해 다른 지역 인물로 분류한 충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를 찾아 선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특수성을 고려해서 태생과 혼인으로 취득한 본적을 모두 출신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보훈처 공훈록에 충북 출신 남편의 호적과 다르게 기재한 여성 독립운동가는 보훈처에 본적 정정 신청으로 바르게 정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 신채호와 정양필의 부인인 박자혜와 이화숙은 본적을 서울로 분류했다.

음성 출신 장현근의 부인인 신정숙, 청주 출신 이광의 부인인 김수현 등도 그렇다.

반대로 남편의 호적에 입적해 충북 인물에서 빠진 연미당(증평)은 김구의 비서 엄항섭의 부인이다. 본적이 엄항섭의 고향인 경기도 여주다.

박 교수는 "남편의 호적을 따라 다른 지역 인물로 분류한 여성 독립운동가도 충북 인물로 선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당당한 역사의 일원이자 객체적 존재로 독립해야 하고 후손과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연계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어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은 '나혜석과 그의 시대'라는 주제 발표에서 자유와 꿈을 향한 여성들의 투쟁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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