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청와대 개입, 수사 지휘부 한달만에 전면 교체

충북 출신 '토종 경무관' 1호로 주목받던 이세민 전 경무관(경찰대 1기)이 '김학의 수사팀'에 대한 청와대의 반감으로 부당한 인사를 당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경무관은 2013년 3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김학의 법무부 차관 성범죄' 사건을 지휘하다 1개월만에 갑자기 경찰대학생지도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당시 경무관 인사에서 같은 충북 출신 임호선 경무관(현 경찰청 차장·경찰대 2기)도 경찰대학 교수부장으로 발령나 충북 홀대론이 제기됐었다. 

2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2013년 3월18일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내사 착수를 공식화했으나 2주만인 4월 5일 치안감급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 이때 경찰청 수사국 1인자로 김 전 차관 수사를 지휘하던 김학배 당시 본청 수사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전보됐다. 다시 열흘 뒤 경무관급 인사에서는 수사국 2인자 이세민 수사기획관이 보임 4개월 만에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좌천됐다.

임호선 경찰청 차장(왼쪽)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오른쪽)

이어진 총경급 인사에서는 직접 수사를 주도했던 이명교 본청 특수수사과장이 국회경비대장으로, 반기수 본청 범죄정보과장이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수사에 공식 착수한 지 한 달 만에 수사 책임자가 모두 교체된 것이다. 

특히 유임설이 돌던 당시 충북 출신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김학의 사건 수사첩보를 보고받은 상태에서 이성한 청장으로 교체됐다. 당시 청와대가 경찰대 출신인 이세민 경무관이 주도한 김 전 차관 수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 청장 부임후 수사 지휘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교체인사가 이뤄진 것. 당시 이세민 수사기획관은 청와대의 김학의 법무부 차관 후보자 인사검증 신원조회 과정에서도 반대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당시 사정당국 관계자 인터뷰에서 “통상 보직기간을 채우지 못한 이례적인 좌천 인사가 경찰 조직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청와대에서 수사팀이 통제되지 않는다며 불만이 많다는 얘기가 여러 경로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이 서중석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을 직접 찾아가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 동영상 열람을 요청하기도 했다는 것.

특히 2013년 이·임 경무관에 대한 경찰대학 인사 때 충북 출신 최경식 본청 교통국장도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장으로 발령났다. 결국 충북 출신 이금형 경찰대학장(치안정감)을 비롯해 경찰대학내 경무관 이상 4개 보직을 모두 충북 출신이 맡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경찰 내부에서도 동향 출신의 고위 경찰 간부를 모두 특정 기관에 발령하는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했다.

한편 이세민 전 경무관은 2014년 1월 경찰수사연구원장으로 이동한 뒤 같은해 12월 충북청 차장으로 발령나 2016년 7월 고향에서 퇴임했다. 임 전 경무관은 2017년 12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18년 8월 경찰 서열 2위인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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