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나 잘하겠다고 하지, 당선되고 나면 그만”
“음성군·환경청, 두 달여 간의 주민고통 뒷전이고 예산타령”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월 음성군 금왕읍 유촌리 인근 창고에 불법 반입된 인천폐기물이 발암물질로 확인되는 가운데 주민들의 분노가 음성군과 음성군의회 의원들을 향하고 있다.

불법폐기물로 인한 주민 고통이 두 달여간 지속됐지만 음성군 차원의 어떤 대책도 없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 김재희씨는 “음성군, 음성군의회 의원 등 군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한 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며 “선거때나 잘하겠다고 하지, 당선되고 나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음성군에도 몇 차례 건의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이리 가라, 저리 가라고만 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음성타임즈, KBS 등 언론의 취재가 계속되는 등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10일 음성군은 부랴부랴 해당폐기물 위에 비닐덮개를 씌우는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그동안 음성군, 원주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해당폐기물의 '관할권' 운운하며 책임소재 따지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음성군과 원주환경청은 해당폐기물의 최초 발생지 관할인 한강유역환경청이 최종 처리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 4일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음성타임즈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불법 수집업체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태”라며 “2월 경 행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적법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먼저 처리시설로 이동시켜 놓고 난 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안된다"고 대답했다.

음성군, 환경청 모두 주민 건강은 뒷전이고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앞서 지난 8일 진행된 음성타임즈와 KBS2 ‘생방송 아침이 좋다’ 제작진과의 합동취재 현장에 함께 한 충북대 김광열 명예교수는 “폐기물을 담은 통의 온도가 올라가면 VOC(휘발성 유화물질)이 더 발생한다. 압력이 커져서 터지는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밀봉을 한 후에 햇빛을 차단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비닐덮개는 해결책이 못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인터뷰 도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폐기물통이 터지는 현장도 목격됐다.

김광열 교수는 “해당폐기물은 대부분 발암성 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되면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면서 “두통, 현기증, 구토 등의 증세가 생긴다. 빨리 처리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해당 폐기물을 이동시키기 위한 특수차량이 도착했으나 단지 12개통만 싣고 가는데 그쳤다.

현재 해당폐기물은 모두 600여 통으로 총 400여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강유역환경청은 11일까지 160톤, 20일 50톤의 폐기물을 이동하고, 다음달 10일까지 전량을 지정된 폐기물처리시설로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한편 지난 1월 21일 수십여 대의 화물차가 인천남동공단과 가좌동에서 실은 폐기물을 음성 금왕읍 오선산단 인근 한 창고에 하차시키다 적발됐다. 폐기물의 양은 약 1500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음성에서 저지당한 40여 대의 화물차는 강원도 원주시로 방향을 틀어, 원주시 둔둔리 일대 빈 창고에 폐기물을 내리던 중 또 다시 저지를 당했다.

갈 곳을 잃은 화물차들은 다음날부터 다시 음성군으로 들어와 감곡IC근처 구도로 및 오선산단 인근에 목적지를 기다리며 대기중이었다.

사태가 불거지자 이틀 후 박연재 원주환경청장과 음성군 관계자, 화물차 대표, 화물연대 관계자 등이 만나 비용문제에 합의를 보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대기중이었던 화물차들은 당일 오후 4시부터 군산 지정 폐기물처리시설로 모두 이동하며 일단 급한 불은 꺼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당 창고에는 4백여 톤의 불법폐기물이 여전히 적치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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