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221건, 무료 법률지원 41건, 임금관련 50% 육박
공익제보자가 익명으로 숨어야 하는 암울한 현실 타개

(사진제공=음성타임즈)

네모난 동그라미는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을까.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한다. 이것은 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서일까.

성지(聖枝)를 흔들며 예수를 환영하던 예루살렘 군중이 예수 살해 공범으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군중은 왜 변덕이 죽끓듯 할까. 

가혹한 직장상사를 비판하던 직원이 정작 자신이 상사가 되면 왜 더 가혹해질까.

부처는 달을 가리키는데 사람들은 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볼까.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역시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촛불과 침묵, 둘 중에서 누가 국민이고 누가 시민일까. /우광호 '데스크 칼럼' 中

(시계방향으로)김광호 대표, 박윤준 실장, 임해종 중부3군지역위원장, 안승화 여사, 전형진씨, 허진 기자, 남순자씨, 정윤미씨.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음성노동인권센터 사무실 입구 벽면에는 가로 15cm 세로 40cm의 낱장의 갱지를 철끈으로 묶은 소박한 12장의 달력이 붙어 있다.

마치 수도자가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 새겨 놓은 경구(警句)처럼, 이 달력의 낱장 마다 시구(詩句)에는 센터가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 임하는 태도가 얼마나 진지한가를 엿볼 수 있다.

푸른 새벽 밤샘 어로(漁撈)작업을 마친 작은 고깃배,

그 고단한 귀항(歸港)길을 비추는 외로운 등대지기처럼, 센터는 음성군 노동자의 어두운 앞길을 소리 없이 밝히고 있다.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계속 이어진다.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민초들은 왜 익명으로 숨어야 할까.

공익제보자들이 강한 힘에 억눌려 또 다른 피해를 보는 암울한 현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비겁함에 조금씩 길들여지는 것은 아닐까. 

이날 용기를 내 준 3명의 수상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편집자주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지난 2015년 3월 3일 음성군 노동인권 개선의 작은 밀알이 되겠다며 출범한 '음성노동인권센터 제5차 정기총회'가 지난 4일 금왕읍사무소 2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센터는 공익제보 부문 2명, 비정규직 부문 1명, 언론 부문 1개사에 '노동인권 디딤돌상'을 수여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이날 보고된 지난해 센터의 상담 및 법률지원 집계결과에 따르면 상담 221건, 무료 법률지원 41건 등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임금관련 45.79%, 산업재해 13.55%, 해고 및 인사상 불이익 9.81%, 고용보험 등 관련 상담 3.27%, 근로시간 관련 상담 3.74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장 내 따돌림, 성희롱 및 성폭력, 노동감시 CCTV 촬영 및 불법공유 등 사건이 새롭게 늘어났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한편 전국 군단위로는 최초로 개소한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이제 음성군을 넘어 중부권 노동인권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음성노동인권센터에는 음성 지역의 노동자들의 상담이 주를 이루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입소문을 타면서 충주시, 제천시, 괴산군 등 인근 타 지역 노동자들의 상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를 이용하는 진천군 및 증평군의 경우를 제외하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인근 지역의 노동자들이 음성노동인권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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