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연찬회 왜 제주도에서? 일정표 보니 온통 관광일정
제천시의회, 지난해에만 국내연수 비용으로 2200만원 사용

제8대 제천시의회 의원(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제천시 주요 관광지에도 안내 설명 바코드(QR코드)를 설치해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제주도 대표 관광지인 '쇠소깍'을 탐방한 뒤 작성된 보고서 내용 일부다. '쇠소깍'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자연하천으로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지형이다.

이처럼 제천시의회 산업위 소속 의원 7명은 의장의 결재를 받아 11월11일부터 2박3일간 관광일색 제주도 비교견학을 다녀왔다.

이들이 다녀온 관광지는 다음과 같다. '제주동문재래시장', '빛의 벙커', '성산일출봉', '에코랜드', '중문관광단지', '제주농업기술원',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서귀포올레전통시장', '쇠소깍', '소인국테마파크', '오설록'.

하나라도 빠지면 아쉬울 제주도 대표 관광지다. 제천시의회로부터 제공받은 일정표에 따르면 의원들은 마지막 날 '김녕항 경유 해안도로 드라이브'도 2시간가량 즐겼다. 이들의 2박3일간 사용한 예산은 336만원. 출장 여비는 별도다.
 

지난해 11월, 제주도로 비교견학을 다녀온 제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보고서 16줄, 글자 수 400자. 왜 다녀왔을까?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살펴보자. 동문재래시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점포 광고물을 보고 "제천시에도 전통시장으로의 면모를 보여 줄 수 있는 통일되고 정돈된 이미지를 부각"하자고 제안했다.

서귀포올레전통시장을 빗대어 "제천시 전통시장 마다 천장 아케이드 공사 시 대형액자를 설치해 광광도시 이미지를 제공하자"고 설명했고 소인국테마파크를 관람한 뒤에는 "제천시에 조성중인 드림팜 랜드에도 미니어처와 같은 관광콘텐츠를 조성하자"고 적었다.

보고서에 적힌 일정표를 보면 제주도 맛집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ㅇㅈ해장국', '쇠소깍 ㅂㅅㅇㄴ', 'ㅇㄹㅂ식당' 등 바쁜 관광일정에도 맛집을 빼먹지 않았다.
 

제천시의회 의원들이 찾은 관광지 가운데 한 곳. 성산일출봉.

제천시의회 합동연찬회, 1천500만원 들여 제주도행

제천시의회의 제주도 연수는 지난 2017년 3월에도 있었다. 세금 1천579만원을 들여 2박3일로 제주도 합동연찬회를 떠난 의원들은 제주도행 이유를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제7대 제천시의회 개원 후 의정 성과를 돌아보고, 2016년도 결산검사 및 각종 의안 심사에 필요한 전문지식 함양"

제주도 한 5성급 호텔에서 시작된 합동연찬회 교육일정은 다음과 같다. '특강 1(결산검사 및 예산안 심사 기법)', '특강 2(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특강 3(제주의 관광과 문화)'로 교육 시간을 보면 연수 2일차 오전 3시간, 연수 3일차 3시간으로 총 6시간에 불과했다. 반면 관광 일정은 '분재예술원 관람', '산방산 유채꽃 밭 관람', '에코랜드', '선녀와 나무꾼 관람' 으로 구성됐다.
 

2015년~2019년 1월까지 제천시의회가 다녀온 의원연찬회와 비교견학 내역.

이 외에도 제8대 제천시의회는 임기시작 직후 경상북도 경주시 '황리단길, 국립박물관, 경주중앙시장 야시장', 강원도 평창군 '평창 송어축제, 대관령 눈꽃축제' 등 국내 8개 도시를 대상으로 국내연수를 다녀왔다. 한편 지난해 한해에만 제천시의회가 의원 연찬회와 국내연수(비교견학)에 사용한 예산은 2천200여만 원으로 지방의회 해외연수 비용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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