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의 소리> “이게 사람 사는 마을이냐. 숨을 쉴 수가 없다”

심한 악취로 인해 주저 앉아버린 유촌리 마을 주민.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월 음성군 전역을 들끓게 했던 인천폐기물 불법반입 사태로 금왕읍 유촌리 주민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두 달여간 500여 톤의 불법폐기물로 인한 악취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음성군은 그 어떤 대책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당 불법폐기물의 최초 발생지인 인천지역을 관할하는 한강유역환경청의 처분만 기다리는 모양새다.

때문에 유해 물질로 인한 악취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이 몫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4일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게 사람 사는 마을이냐. 숨을 쉴 수가 없다”면서 분노했다.

특히 일부 폐기물보관통은 독성으로 인해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그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

폐기물 독성으로 인해 언제 터질지 모르게 부식되고 있는 폐기물 보관통.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이번 주말부터 해당 폐기물은 단계적으로 지정된 타 처리시설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4일 음성타임즈와의 통화에서 “현재 불법 수집업체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태”라며 “2월 경 행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적법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단까지 적치됐던 폐기물을 1단으로 내리는 정리 작업은 일단 해 놓았다”며 “이번 주말 100~150톤 정도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생되는 악취를 일정 기간이라도 저감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현재 폐기물이 보관되어 있는 음성군과 원주환경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불법폐기물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처리시설로 이동시키는 데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저감 대책은 음성군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응급 처방이 시급한 시점이다.

심한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유촌리 주민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앞서 지난 1월 21일 수십여 대의 화물차가 인천남동공단과 가좌동에서 실은 폐기물을 음성 금왕읍 오선산단 인근 한 창고에 하차시키다 적발됐다. 폐기물의 양은 약 1500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음성에서 저지당한 40여 대의 화물차는 강원도 원주시로 방향을 틀어, 원주시 둔둔리 일대 빈 창고에 폐기물을 내리던 중 또 다시 저지를 당했다.

갈 곳을 잃은 화물차들은 다음날부터 다시 음성군으로 들어와 감곡IC 근처 구도로 및 오선산단 인근에 목적지를 기다리며 대기중이었다.

사태가 불거지자 이틀 후 박연재 원주환경청장과 음성군 관계자, 화물차 대표, 화물연대 관계자 등이 만나 비용문제에 합의를 보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대기중이었던 화물차들은 당일 오후 4시부터 군산 지정 폐기물처리시설로 모두 이동하며 일단 급한 불은 꺼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당 창고에는 5백여 톤의 불법폐기물이 여전히 적치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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