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사에 의지한 운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현 교육 트랜드에 맞는 프로그램 마련 필요

 

한국스카우트연맹, 충효단 등 청소년단체 운영방법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청소년단체 활동이 이제는 학교가 아닌 지역이나 마을에서 이뤄져야 하고 활동방향과 내용 또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교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운영방식

한국청소년충북연맹, 충효단 등 충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단체 14곳(충북도교육청 인정) 대부분은 그동안 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청소년단체가 학기 초 학교로 학생회원 모집공문을 발송하면 각 학교 담당교사는 학생들을 모집하고 이후 진행되는 활동도 교사주도로 운영해왔던 것.

2004년부터 충북지역 초·중·고에서 청소년단체를 담당한 교사는 월 0.0027점(상한점 0.16점)의 승진가산점을 인정받아 왔다.

부작용도 발생돼 일부 교사는 승진을 위해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모집한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소수점 네 자리까지 따지는 승진점수에서 청소년단체 가산점수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많은 교사들이 승진점수 때문에 활동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청소년 활동이 목적이 아니라 승진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전교조 충북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청소년단체 활동을 하는 것이 일부는 긍적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교사들의 승진점수 따기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교사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많은 교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교육청은 청소년단체 활동교사의 승진가산점 제도를 강원도교육청(2014년 폐지), 경남교육청(2014년 폐지), 서울시교육청(2021년 폐지예정)에 이어 오는 2020년 3월부터 폐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청소년단체는 최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충북지역 청소년단체 한 관계자는 “솔직히 학교에 많이 의지한 채 청소년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소수의 직원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활동까지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교사의 승진가산제도가 폐지되면 학생 회원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별한 대안이 없어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각 단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청소년단체는 정규직원 2~3명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청소년단체 활동이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교사들이 청소년단체 업무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교육 본연의 일을 해치면서까지 청소년단체 일을 돕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슷비슷한 체험활동 벗어나야

청소년단체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가 감소, 결과적으로 청소년단체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활동 또한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견도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단순체험이 아니라 학생의 자발성과 독립성을 향상하는 쪽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

현재 각 단체별 활동은 대부분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키자니아 등 유명 시설에 방문해 체험학습을 하거나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이 있는 곳에서 수련활동을 진행한다.

국악경진대회, 글짓기 대회, 무술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학생과 교사들에게 포상을 한다.

이들 청소년 단체의 현장체험활동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체험학습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일선 학교에서 진행하는 체험학습과 방문하는 장소나 프로그램이 겹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활동을 할 때 위험성이 따르다보니 매년 하던 활동을 반복적으로 계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청소년단체 활동의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주장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회비 등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흥덕구에서 고등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시대에 맞지 않는 보수적인 이념을 가르치는 곳도 있다. 또 단복을 새로 맞춰야 하고 때때로 회비와 새로운 집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부모로써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단체마다 분명한 활동과 자생력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단체가 지자체 사업을?

청소년단체 중 일부는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각종 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충효단은 괴산군청소년수련원(2007년부터), 청주시 기적의도서관, 괴산소금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취재결과 괴산군청소년수련원은 주로 충효단 단원과, 괴산 이외 지역 학생들의 수련회와 체험학습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수련원 역할보다 단체 숙박시설로 더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괴산군 학생보다 다른 지역 학생들의 이용이 많았다. 괴산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부터 충효단 측에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괴산군청소년수련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련원을 이용한 학생은 4만여 명으로 이중 대다수는 괴산 이외 지역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효단 측은 “충효단은 비영리단체로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사회에 다시 환원하고 있다”며 “괴산은 자연친화적 환경으로 1박 2일, 또는 2박 3일 코스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련원 운영은 수익사업이라기 보다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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