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대한민국의 자주정신을 온 세계에 알린 3·1운동. 격렬한 항일운동이 벌어지던 1919년 충북서 자생하는 식물이 세계 자연사(史)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식물은 바로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자생지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미선나무다.

미선나무가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일본인 식물학자들의 조사를 통해서다. 일본인 식물학자들은 1800년대 중반 이후 자원조사를 목적으로 한반도 식물상 조사를 실시, 새로운 종들을 일본 학회지를 통해 세계에 소개했다.

나카이 박사는 1919년 'Abeliophyllum distichum Nakai'라는 학명과 'Uchiwa-no-ki (부채나무)'라는 일본명으로 동경식물학잡지에 보고했다.

미선나무가 세계 자연사 무대에 처음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후 1937년에야 조선박물학연구회에서 발간한 '조선식물향명집'에 '미선나무'라는 국명으로 기록됐다.

미선나무는 국내서만 자생하는 1속1종 특산식물로 우리나라가 식물주권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식물자원이다.

하지만 1945년 해방이 한참 지난 뒤인 1962년이 돼서야 첫 발견 자생지인 진천 용정리(제14호)와 또다른 자생지인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제147호)가 천연기념물로 각각 지정됐다.

진천 용정리는 무단채취로 인해 보존가치를 잃어 지정 7년만인 196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다음해인 1970년 괴산군 장연면 추점리(제220호)와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제221호) 등 도내 2곳의 미선나무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또 1990년에는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제364호), 1992년에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상서면 청림리(제370호)가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국내 미선나무 자생지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이 중 4곳은 충북 도내에 위치했다. 충북이 대한민국 식물주권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산림청은 지난 2012년부터 수목원·정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해 미선나무를 특산식물로 보호하고 있다.

자생지 모니터링 등 정밀 조사와 분석을 통해 2016년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으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미선나무를 비롯한 국내 특산식물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보전·개발·산업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산림청과 국회의원 연구단체 '나무심는 사람들'은 오는 27일 국회도서관에서 '미선나무 100년을 통해 본 우리나라 특산식물 학술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미선나무의 학술적 가치, 특산식물 연구 현황·복원사례 연구 성과, 산업화 박안, 관상적 가치와 한국형 정원 제안 등의 발표가 이뤄진다.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은 "우리 산야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지난 100년간 많은 역사적 고초를 우리 민족과 함께 겼어왔다"며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우리 식물 종의 특성과 분화·기원시기를 규명하는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정원소재·식품·약품 등 자원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무심는 사람들 박완주 대표의원은 "미선나무는 100년 전 일본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앞으로의 100년은 우리가 직접 가치를 발굴해야한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미선나무를 비롯한 국내 특산식물의 가치 보전 및 활용 방안 발굴을 위한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우리나라의 식물주권 강화를 위해 법·제도·예산 등 국회차원에서의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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