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자원화 시설, 폐열이용 24시간 온수공급 주민 대만족
유기질 퇴비·바이오 가스 전기판매 등 자원화 ‘삼위일체’

청주시가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에 대한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 있어서는 모범 도시로 부각돼 대조를 이룬다. 최근 청주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이용한 유기성폐기물에너지화시설을 통해 인근 농가에 온수 무상공급을 시작했다. 해당 주민들은 10여년간 민원없이 시설을 운영하고 온수까지 제공해준 청주자원화(주) 이종원 대표(60)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청주시 음식물쓰레기 처리 현장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주민협의체 대표인 김병학 통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청주자원화(주) 이종원 대표(왼쪽).

 

청주시 흥덕구 신대동 미호천변에 위치한 청주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는 분뇨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함께 입주해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은 민간업체인 청주자원화(주)가 위탁운영하게 됐다. 하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인접한 신대2구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제기됐다. 급기야는 주민들이 대형 농기계를 동원해 처리장 진입로를 봉쇄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처리장이 막히다보니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해 아파트 단지와 소규모 식당에선 ‘음식물 대란’이 일어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청주시는 청주, 대전, 공주지역 민간 업체 3곳을 선정해 처리를 맡겼다.

하지만 민간업체의 처리비용은 50%이상 높았고 추가 부담을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했다. 결국 청주자원화(주)는 대전에서 민간업체를 운영해온 이종원 대표에게 회사 지분을 넘기고 시설운영을 맡기게 된다. 이 대표는 매립장 및 소각업체를 거쳐 음식물쓰레기까지 폐기물 처리 전반에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가였다. 이 대표는 악취 저감을 위해 △슬러지 배출장소 밀폐시설 설치 △상부오픈 상태였던 퇴비장 밀폐 △음식물쓰레기 반입장 악취 포집하는 탈취기 설치 △음식물쓰레기를 받는 호퍼시설 도어 자동여닫이 시스템 도입 등을 시도했다.

실제로 시설보완 이후 악취 발생이 뚜렷하게 개선돼 2005년 이후에는 악취 관련 집단민원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2008년엔 회사 임원인 박운구 이사가 아예 신대2구에 집을 짓고 주민등록까지 이전했다. 회사 임원이 처리시설과 자택에 24시간 거주하며 실시간 악취 유무를 확인하다보니 주민들은 신뢰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주민들과 어느때나 만나 소통하고 악취 민원도 사라지고 하니까, 서로간에 정이 들은 것 같다. 원래 전 대표가 빌려 살던 집에서 생활했는데 집주인이 비워달라고 해서 어쩌나 싶었는데, 마을에서 '문중 땅 일부를 내어줄테니 집을 짓고 살라'고 권유해서 그대로 눌러살 게 된 것이다. 작년에 10년을 채웠고 주민 분담금까지 냈으니 이제는 모든 자격을 갖춘 신대리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주민 소통공감, 악취저감 효과

기술력에 자신감을 가진 이 대표는 시설개보수를 통해 당초 1일 100t 처리용량을 170t으로 확대시켰다. 현재 처리용량으로 청주 관내 아파트, 단독주택, 250평방미터 이하의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음식폐기물을 모두 감당하고 있다. 반면 250평방미터 이상 음식점이나 대형 사업장의 음식폐기물은 민간업체를 통해 자체 처리하고 있다. 청주자원화(주)는 이름처럼 음식물쓰레기 처리공정을 통해 완벽한 재활용 ‘자원화’를 실행하고 있다.

우선 음식물에서 수분을 빼고 작게 파쇄한 부산물(함수율 8%)의 퇴비화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자체 실험을 통한 고속퇴비 발효기술로 건조시킨 뒤 톱밥과 섞어 유기물이 풍부한 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50여 농가에 무상제공하고 있으며 10여년간 아무런 부작용없이 공급하고 있다. 반면 작년 9월 음식물쓰레기 비료 무단매립으로 악취·수질오염 민원을 발생시킨 업체는 청주 민간처리업체인 Y사 였다. Y사는 음식물 부산물로 액상퇴비를 생산했는데 농가보급이 여의치 않자 무단매립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밖에 퇴비화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1일 1만2000㎥ 이상)로 전력을 생산해 한전에 팔아 연간 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바이오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폐열로 상수도 물을 덥혀 가정에 공급하는 것이 ‘청주 친환경에너지타운’사업이다. 청주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은 2015년 환경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와 시비 52억 원과 민간 부담으로 모두 8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추진됐다. 지난달 25일 신대동 마을회관에서 준공식을 갖고 난방 무상공급을 받게 된 주민들은 시공사, 청주자원화(주), 청주시청 담당공무원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했다.

청주시 연창호 자원관리과장은 “환경부에서 7개 지자체를 선정했는데 청주시가 4년만에 가장 먼저 준공식을 갖게 됐다. 인근 3개 마을(신대1·2구, 옥산면 가락리) 134가구에 하루 45t의 온수(80도)를 공급하고 공동건조장 2곳에서도 사용하게 된다. 시간당 820kw의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고 있다. 폐기물 매립장, 소각장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법에 따라 주민지원 방식이 다양한데 신대리 일대는 해당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 온수공급으로 주민상생의 원칙을 또 하나 이행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악취저감을 위해 밀폐구조로 가동되는 청주자원화(주) 처리시설 내부
온수공급으로 겨울 난방문제를 영구 해결한 신대1리 노인정 마을주민들

청주자원화, 전국 롤모델 견학지

신대1구 노인정 김기순(67) 총무는 “집에서나 노인정에서나 늘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어서 아주 좋다. 그동안 해마다 50만원 정도 생활용품이나 농자재 구입비용을 지원받았는데 온수 공급이 더 반갑다. 여러가지 처리시설이 다 몰려 있다보니 악취가 나긴 하지만 옛날보다 더 심해지지는 않았다. 이번에 온수 무상공급이 알려지면서 몇년만에 우리 동네로 두집이 이사오기로 해 지금 집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학 통장은 “온수 공급이후 지금까지 주민 만족도는 아주 좋다. 평균잡아 가구당 연 200만원 정도 난방비 절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난방 무상공급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아직도 폐기물 소각장이 있는 휴암동 등에 비하면 주민지원책이 미흡하다. 시에서도 현실적인 주민피해를 인정하지만 폐촉법에 해당되지 않아 방법이 없다는 얘기만 해왔다. 똑같은 피해를 입고도 보상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면 우리 주민들은 더 이상 시설증설에 동의하기 어렵다. 하루 수십대 수거차량이 지나다니는 무심천 둑방도로부터 하루빨리 2차선 확장공사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와 폐열까지 이용하는 에너지화시설의 적정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음폐수는 광역소각시설로 보내 분사소각 기술을 활용해 처리한다. 과거에는 최종 슬러지를 해양 투기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전소각으로 일체의 잔류물이 남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t 이상 규모의 지자체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을 민원발생이나 노사분규없이 10년이상 운영해 온 사례는 거의 없다. 여기에 ‘친환경에너지타운’이 더해지면서 청주자원화(주)는 음식폐기물 처리에 있어서 전국적인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종원 대표는 “일반쓰레기와 달리 음식폐기물은 저장시설의 한계 때문에 처리공정이 멈춰서면 엄청난 주민생활 피해를 낳게 된다. 시설 인수후 10여년간 노력한 끝에 무사고·자원화라는 두가지 목표에 최적화시켰다고 자부한다. 청주 처리장이 선도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하겠다. 사업규모상 중소기업 분야라는 한계는 있지만 현재 국내 정상급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본다. 중국은 음식에 기름기가 많아 어렵고 우리와 성상이 비슷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