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③> 그들은 어떻게 공갈협박범이 됐나?
상태바
<사건추적③> 그들은 어떻게 공갈협박범이 됐나?
  • 박명원 기자
  • 승인 2019.01.16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주A택시, 전직 노조집행부 공갈·협박으로 고소
2년간 법정싸움 뒤 결국 무죄…우울증에 가정 '파탄'
1심 재판부 무죄 선고, 검찰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무죄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부당해고 구제 결정을 받고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충주 A택시 노동자들이 지난 2년간 공갈협박범으로 몰려 재판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관련기사 "정신과치료 없이는 하루도 살수 없다" 왜?). 검찰 수사 과정과 재판에서 각각 무혐의 처리와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노조 위원장을 맡았던 한연수 씨는 "회사로부터 각종 소송에 시달렸다. 3~4개의 소송에 시달리면서 죄인 취급을 받았고 노조 위원장 자리에서도 탄핵을 당했다"며 "2년 넘게 재판에 불려나가면서 스트레스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충주 A택시는 2015년 노조위원장인 한연수, 부위원장인 전정우 씨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이를 토대로 충주경찰서는 두 사람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한연수 죄질 나빠' 징역 1년 구형

사건을 넘겨받은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은 조사를 벌여 전정우 씨는 불기소, 한연수 씨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피고인(한연수)은 이 사건에서 충주A택시 비리 폭로에 대한 무마 대가로 금원을 요구함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계속 부인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며 한 씨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한 씨는 "충주 A택시 대표가 나를 사무실로 불러 면담을 했다. 그 자리에서 사장은 전정우 부위원장이 회사와 전 노조위원장의 비리를 조사하는 것을 중단하게 하고 해임하라고 지시했다"며 "내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위원장직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욕설과 함께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또 금품요구는 자신이 아닌 회사 관계자들이 먼저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 씨는 "노조집행부였던 2015년 5월, 회사 간부가 전화를 걸어 모 일식집에서 만나자고 했고 그 자리에서 부위원장에게 금품을 제시하며 노조활동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부위원장인던 전정우 씨 역시 "당시 일식집과 회사에서 사측이 여러 차례 금품을 제공하겠다고 했고 이를 거부했다. 그러더니 사측에서 갑자기 노조집행부인 우리가 자신들을 공갈·협박해 금품을 요구했다고 경찰에 고소를 했다"며 황당해했다.

법원 "공갈미수 혐의 없다" 무죄 선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시 재판부는 한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재판)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의 경위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대화가 이루어진 상황에 비추어보면, 피고인(한연수)은 자신과 피해자(충주 A택시)를 위하여 전정우를 설득 및 회유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그 중재에 실패해 이를 그만둔 것으로 보일 뿐이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협박과 공갈이 아닌 단순히 사측의 의견을 부위원장인 전 씨에게 전달했고 이를 거부당하자 중재행위를 그만뒀다는 것. 실제로 충주 A택시 대표 B씨는 해당 재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한 씨에게 전정우 부위원장을 회유하라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재판 공판조서에 따르면 증인으로 나선 B씨는 검사가 "증인이 피고인(한연수)한테 '전정우한테 돈을 줘서라도 무마해라'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었나요?"라고 묻자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B씨는 "네. 던져주라고 했어요. 회사 제 방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정우는 들어오지 않고 한연수만 왔어요. 그래서 그날도 또 그런 얘기를 했어요"라고 증언했다. 공갈협박을 받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본인이 한 씨에게 회유를 지시했다는 것.

한연수 씨는 "재판 내내 억울함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회유를 하라고 지시를 해놓고 여의치 않자 나를 공갈협박범으로 몰았다"며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재판을 받는 2년 동안 고통의 연속 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