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7일 문을 연 옛 청주역사(淸州驛舍) 전시관이 향수(鄕愁)의 공간이자 새로운 명소로 탄생했다.

시는 쇠퇴한 구도심 상권 활성화 방안으로 '구 청주역사 재현 및 환경정비사업'을 완료하고 이날 일반에 내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옛 청주역사 전시관은 상당구 북문로2가 113-2 일대 2227㎡의 터에 건축면적 202㎡ 규모로 지어졌고 광장과 주차장도 조성됐다.

전시관은 내부에 열차 디오라마, 청주시 옛 기록사진, 옛 승무원 물품, 청주역 소개 등이, 외부에는 철길, 기차 모형 전시와 함께 고 박호건 충북대 임학과 교수가 생전에 가꾸던 조경수가 광장 주변에 심어져 있다.

개관 첫날 이곳을 찾은 조항춘(69·청주시 상당구 수동)씨는 "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청주역"이라며 옛 일을 회상했다.

조씨는 "1965년 중학교 2학년 때 강원 영월로 1박2일 소풍을 가는데 늦게 도착했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태워다 주셨다"며 "담임선생님이 학생 한 명이 오지 않았다고 열차 출발을 늦춰달라고 사정해 다행히 친구들과 소풍을 갈 수 있었다"고 가슴 졸였던 당시를 떠올렸다.

 "평생 잊지 못할 청주역 모습을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조씨는 감격해 했다.

김홍범(77·청주시 사직동)씨도 반세기가 넘는 세월 있었던 아득한 추억을 떠올렸다.

김씨는 역 대합실 벽에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년 개봉)을 보면서 "나도 해병을 나왔다"며 "당시 역 주변에 있던 대한통운, 유엔성냥공장, 역전식당 등이 새삼 떠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주말에는 열지 않는다.당시 청주역은 인근 지역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이곳을 둘러본 시민들은 이런 모습을 더 보완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시는 당분간 직영하면서 위탁 운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내부에는 판매대도 설치해 위탁 운영하면 간단한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등 당시의 풍경을 재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위탁 운영하려면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며 "일단 직영을 하면서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청주역사 재현 및 환경정비사업은 역사적 콘텐츠를 활용한 원도심 활성화 사업인 옛 청주역사 조성과 중앙시장 일대 집창촌 철거로 청소년 유해환경 정비 등 두 가지 목적으로 추진됐다.

2017년 12월 시설공사를 완료하고 지난해 7월13일 개관식을 했으나 보완공사와 지하주차장 보수 등의 이유로 개관이 늦춰졌다.

청주역은 1921년 11월1일 충북선 철도역(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개통 당시 역사는 현 시청 인근에 있다가 1968년 11월 청원구 우암동으로, 1980년 충북선 복선화로 정봉역과 통합해 현 흥덕구 정봉동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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