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 등 충북 청소년 공공시설 27곳
편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더 확충해야

충북 청소년들은 갈 곳이 없다.

친구들과 만나 놀이를 하고 싶어도, 학교 또는 학원 이외에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안전하게 놀 곳을 찾아 이리저리 방황하고, 찾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학원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우리 지역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알아봤다.

충북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은 어디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또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두번에 걸쳐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소년들이 갈 곳은 어디?>

<1> “PC방, 노래방, 커피숍이 더 좋아”

<2> “청소년 공간은 청소년이 직접 만들어야”

 

<사진제공 충청리뷰>

“PC방 아니면 노래방”

시험이 끝나는 시기나 주말이면 ‘청주 성안길은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표현될 정도로 많은 청소년들이 모인다. PC방, 노래방, 화장품 매장 등 성안길의 쇼핑공간은 청소년들 만남의 장소가 된지 오래다.

청주시 개신동에 사는 김 모(18) 양은 “친구들과 만나면 어디에서 뭐하고 놀지 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을 해도 막상 갈 때가 별로 없다. PC방 아니면 노래방, 커피숍이 다인 것 같다.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PC방, 노래방, 커피숍이 제일 재밌고 편하다”라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공간’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놀이도 하고, 모임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충북의 청소년을 위한 공공시설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수련원,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광장 등이 있다.<표 1 참조>

 

청소년수련관은 청주시, 옥천군, 영동군, 증평군, 진천군, 단양군 등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청주시와 증평군은 학교법인 주성학원과 증평복지재단이 각각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4곳은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한다.

청소년수련원은 △충북자연학습원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 △진천군 △음성군 △괴산군 등 7곳에, 또 청소년문화의 집은 13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문턱’ 낮춘 공간 필요

충북에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은 27곳이지만 실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평가다.

각 수련관에서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축제운영, 자유학기제 연계, 복지사업(한부모가정 및 다문화가정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뭔가를 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특별한 것이 없어도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에 거주하는 이 모양은 "동아리 활동 말고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나 간단하게 모여서 요리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간자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청주의 경우 청소년수련관은 각 구별로 있어야 하고 문화의 집은 동별로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간이 넓을 필요도 없다. 작은 공간이지만 실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많은 수련원과 수련관은 접근성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청주시의 경우 수련원과 수련원, 문화의 집은 접근성에 있어서 매우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청주시 청소년수련관이 솔밭공원 인근에서 21년째 운영되고 있지만 수련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도 많다. 건물 자체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청소년들의 방문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상당청소년 문화의 집은 산 중턱에 있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이 이용하기엔 정말 쉽지 않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추운날씨이긴 하지만 청주시 청소년 광장에서 청소년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아리 활동공간을 포함한 청소년 전용공간 확충은 현재 전국 많은 지자체들의 화두가 되고 상황이다.

지난 11월 19일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에서는 ‘옥천도서관 리모델링과 청소년 복합문화 공간 조성을 위한 주민 토론회’를 열고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집중 토의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오수민 양은 “옥천에 살면서 깨달은 것은 청소년들이 여가시간이 나면 갈 곳이 노래방 아니면 PC방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옥천도서관에 청소년들이 와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수민 양은 또 "동아리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여유가 된다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작은 텃밭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문제는 수년전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다. 하지만 잘 변화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공간,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모이고 운영하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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