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제3의 장소에 매립은 확인 못해, 경찰에 수사 의뢰"
주민들 "정상적인 퇴비를 왜 숨바꼭질하듯 제3의 장소에 매립하나?"

부윤리가 아닌 제3의 장소로 이동하는 덤프트럭. (사진제공=음성타임즈)
대소면 제3의 장소에 매립되고 있는 문제의 퇴비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금왕읍 삼봉리 주민들의 항의에 못이겨 대소면 부윤리로 옮기겠다던 퇴비들이 제3의 장소에 매립되고 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생활폐기물’이 섞여 있다는 논란이 일자, 부윤리로 옮기겠다던 퇴비들이 약속과는 달리 제3의 장소에 매립된 것으로 본사의 추적끝에 드러났다.

앞서 지난 23일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 소재 1500여 평 토지에 매립 중이던 퇴비에 생활쓰레기가 섞여 있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A업체는 원상복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부윤리로 이를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4~25일, 삼봉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가던 중 덤프트럭 2대가 부윤리가 아닌 대소면 소재 제3의 장소로 문제의 퇴비를 싣고 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본사가 추적 끝에 이들이 삼봉리에서 부윤리가 아닌 대소면으로 문제의 퇴비들을 수차례 싣고 와 매립하는 현장을 확인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26일 “부윤리가 아닌 제3의 장소로 문제의 퇴비들을 옮기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를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지 못한다. 삼봉리에서 부윤리로 모두 옮겨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퇴비들이 이틀간 이동된 동선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음성군 관계자는 “현재 음성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제3의 장소로 옮겼다면 이를 재확인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음성군에 따르면 문제의 퇴비들은 진천군 덕산면에서 생산된 것으로, 대소면 A사는 퇴비를 중간에 공급하는 운반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 본 주민 B씨는 “생활쓰레기가 섞이지 않은 진짜 퇴비라면 이렇게 제3의 장소에 몰래 매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눈감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혀를 찼다.

B씨는 "음성군에서는 이 퇴비들이 모두 시험성적서를 통과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상적인 퇴비를 왜 숨바꼭질하듯 제3의 장소에 매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삼봉리 퇴비에서 발견된 생활쓰레기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비닐이 섞여 있는 퇴비.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삼봉리에서 발견된 퇴비속 생활쓰레기들. 비닐로 혼합된 퇴비. (사진제공=음성타임즈)

한편 지난 23일 금왕읍 삼봉리 주민들이 생활쓰레기들이 섞여 있는 퇴비를 불법매랍하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하며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모씨는 “토지 임대자가 호박 농사를 짓는다며 수차례 25톤 덤프트럭을 이용해 퇴비를 매립하기 시작했다”며 “확인해 보니 퇴비가 아니라 악취가 진동하는 생활폐기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퇴비로는 절대 농사를 지울 수 없다. 2~3년간은 잡초도 자라지 못한다”며 “칼, 수저, 비닐류, 플라스틱 등이 포함된 폐기물을 퇴비로 속여 불법 매립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3미터 구덩이를 파고 폐기물을 매립하던 중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일반흙으로 덮어 무마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왕환경운동연합 이강원 회장도 “3~4일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덤프차로 7~80대는 쏟아 부운 것 같다”며 “구덩이를 파고 퇴비를 매립시키는 일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느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A업체는 26일까지 원상복구를 한다며 대소면 부윤리로 퇴비를 모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본사의 추가 취재 결과, 부윤리에는 일부만 살포하고 나머지 분량은 대소면의 제3의 장소에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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