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각하다.

이런 사정으로 특성화고는 신입생 정원 미달, 입학생들의 진로변경에 따른 일반고 대거 이탈, 중도탈락자들로 삼중고를 겪으면서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금융권과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할당제를 전개하는 등 특성화고 우대 정책을 펼치던 2013~2014년엔 되려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 변경을 통해 대거 빠져나갈 만큼 학생들이 선호했지만 지금은 입학할 신입생 모집도 어려운 실정이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일반고·특성화고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로변경 전·입학 허가 신청 현황(상, 하반기 2회)을 보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진로 변경을 신청한 학생은 총 154명이다. 이 가운데 확정된 배정인원은 118명이다. 반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 변경을 희망한 학생은 총 80명이다. 이 가운데 배정 인원은 총 57명이다.

결국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말을 갈아타는 진로변경 신청자 및 배정인원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두 배 많다.

도내 A특성화고는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매년 일정 수준의 내신 점수 입학생에게 장학금 300만원을 수여했다.

문제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장학금만 받고 진로변경을 통해 일반고로 전학을 간다는 점이다.

결국 이 학교는 올해 장학금 300만원을 입학했을 때 지급하지 않고 매 학년 100만원씩 나눠 전달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붙잡기로 했다.

이 학교는 올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60명의 인원을 일반고에서 진로변경을 통해 채울 수 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일반고로 진로변경을 하겠다는 학생을 상대로 상담하고 설득을 해도 붙잡기가 쉽지 않다”며 “군 단위에 있는 학교의 경우 지역 학생이 70~80%를 차지해야 이탈률이 적은데 청주 등지에서 온 학생 비율이 많다 보니 일반고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빠져나가려고 애를 쓰는 데 막을 수도 없고 보낼 수도 없는 처지다”라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특성화고를 기피하는 이유는 특성화고에 대한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이 사라진 것과 함께 2017년 11월 제주 특성화고 졸업반인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

정부가 국가 정책적으로 특성화고를 집중 지원했던 2013년의 경우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변경을 통해 빠져나간 인원은 53명인 반면 그 반대의 경우인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나간 인원은 11명에 불과했다.

그 이듬해인 2014년 역시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갈아탄 학생은 42명인 반면 특성화고 학생이 일반고로 전학 온 인원은 31명이었다.

특성화고 선호현상은 2015년 이후 실종됐으며 도내 특성화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진로변경을 통해 일반고로 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가다 보니 아예 진로변경 제도를 없애달라는 요구가 나올 정도다”라며 “특성화고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금융권과 공공기관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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