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청주학운위협)가 임원의 공금 유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공금유용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A씨가 유·초·중·고등 학교운영위원로부터 받은 회비 중 1천만 원 가량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청주학운위협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협의회장으로 선출된 후 협의회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직접 관리하면서 개인 식대, 단란주점 술값 등을 회비로 결재했다. A씨는 회비가 입금되면 생활비처럼 쓰고 다시 메워놓기를 반복했다.

청주학운위협 회비가 전액 납부되면 연간 4천만원정도 된다. 회비 내역은 특별성금으로 회장이 300만원, 급별 회장이 100만원, 급별 이사진이 30만원, 각 학교 운영위원장이 10만원씩 갹출해 1년간 협의회를 운영한다.

A씨가 공금을 쓴 정황은 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 등 업무에 차질을 빚자 일부 임원들이 의심을 하게 되고 통장을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청주학운위협 관계자는 "사무처장과 재무국장이 중간에 바뀌면서 회장이 직접 통장을 관리하게 됐으며, 그 과정에서 회비를 수시로 사적 용도로 썼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8일 열린 3차 정기이사회에서 개인 신상을 이유로 사임했다. 이날 회장 권한대행에 고등부 회장이 선출됐다.

A씨는 지난 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급한 개인사정으로 인해 회비를 쓰게 됐다"며 "도덕적 윤리적 챔임을 통감하고 학운위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협찬금을 개인적으로 받아서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한마음체육대회 협찬 내역은 행사 당일 현수막을 통해 모두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청주학운위협은 지난 6월 한마음체육대회를 개최하면서 임원 개인통장으로 외부협찬금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하지만 회장의 공금유용과 사임, 회장권한대행 선출 등 협의회의 불미스러운 일이 알려지면서 다른 임원들이 반기를 들었다.

이에 청주학운위협은 2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A씨가 유용한 협의회 통장사본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들은 A씨의 사임을 놓고 "조용히 덮으려고 한 것이 아니냐"며 격분해 "해임 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학운위협 임원 해임은 재적임원 3분의 1 서면요구와 재적임원 3분의 2 찬성으로 가능하다.

또 3차 정기이사회에서 선출한 회장 권한대행도 절차 등을 문제 삼아 임시총회를 열어 회장을 다시 선출하기로 했다. 이날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됐으며, 7명의 위원들이 협의를 거쳐 선거일정을 절차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회칙도 개정하기로 했다.

청주학운위협 한 이사는 "회장이 회비를 맘대로 쓰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은 공금에 대한 관리 부실과 감사의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 이라며 "회장단을 비롯해 임원 중에는 학교관련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 학운위의 당초 취지인 학교운영의 민주적 절차와 교육자치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힘들고, 이번 기회에 자정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아직도 '회장'을 사칭하며 개인영업을 하고 있고, 공금횡령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주학운위협 관계자는 다시 불거지는 의혹에 대해 A씨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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