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흐미디어아트전’ 응원 위해 미세먼지 뚫고 달리고 달려

송봉규 씨.

 

이쯤 되면 기인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전시 관람을 위해 청주에서 서울까지,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청주에서 평창까지 달리고 또 달린다. 그렇게 10년 동안 좋은 공연이나 전시회 관람을 위해 달린 횟수만 50회가 넘는다. 짧게는 20km에서 길게는 100km가 넘는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던 지난 2월,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한국 첫 전시를 보기 위해 청주에서 서울까지 무려 135㎞를 총 7차례에 나눠 달려가 관람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송봉규(47) 씨.

그가 이번에는 ‘반고흐미디어아트전’을 응원한다.

 

“달리기는 예술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일”

“사람과 예술작품을 응원하고 예술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행동입니다. 반고흐라는 천재적인 화가를 청주에서 만난다니 당연히 응원해야죠.”

최악의 미세먼지로 청주 뿐 아니라 전국이 몸살을 앓았던 7일, 송봉규 씨는 달렸다.

반고흐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보니 청주지역을 하트모양으로 노선을 정해놓고 달렸다. 오전 11시 7분 성안길 용두사지철당간 앞에서 시작해 용정동, 분평동, 운천동을 거쳐 복대동 대농공원 다목적문화관 반고흐 미디어아트전시장에 오후 4시경 도착했다.

미세먼지주의보를 뚫고 무려 27km를 달린 것이다.

반고흐를 좋아하고 미술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좀 의아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송봉규 씨가 7일 '반고흐미디어아트전'을 응원하기 위해 달린 청주지역 코스

 

행복한 도시인의 삶을 위하여~

“달리기를 통해 도시인들에게 예술과 문화를 알리고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예요.”

송봉규 씨는 예술가와 전시회, 예술관련 공공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을 도시문화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도시문화디자이너는 도시인들의 삶을 어떻게 하면 활력을 갖고 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예요. 제가 만든 용어죠. 도시인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사람과 건축, 예술, 책을 잇고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공공미술관을 응원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아무리 좋은 건축물이라도 사람이 알아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래서 송봉규 씨는 지난 청주시립미술관 개관 1주년 때에는 청주시내를 원형으로 돌면서 응원했다. 청주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공공미술관을 응원하기 위해 16개 전국 공공미술관을 향해 달리고 달렸다.

‘좋은 전시 응원마라톤’은 올해만 해도 9회에 달한다.

달리기 자체가 응원의 메시지이다 보니 그의 달리기코스에는 매번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달리기를 할 때는 노란리본 모양, 청주시가 직지도시임을 알리기 위해 달리기를 할 때는 책 모양, 사랑하는 반고흐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달리기를 할 때는 하트모양. 이런 식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송봉규 씨는 문화의 씨앗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최근 문화종자연구소도 만들었다. 문화의 씨앗을 키운다는 의미다.

문화종자연구소의 약자를 따 문종연이라고도 불리는 송봉규 씨. 그는 “궁극적으로 미술과 건축영역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도시인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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