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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핀 식자재 어린이집…청주시 실명 공개 왜 못하나?청주시, 비리 어린이집 정보공개 청구하자 “실명 공개 못한다”
영유아보육법, 보조금‧아동학대 과징금 징수되면 실명공개 법제화
지난 1월 청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견된 식자재 사진. 곰팡이가 핀 생강, 유통기한이 2년이나 지난 다시마, 검게 변한 채 싹이 튼 감자,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묻어있는 통에 담긴 애호박, 유통기한이 지난 빵과 닭고기등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 A어린이집 학부모)

 

청주시 청원구 소재 A어린이집에서 사용된 조리기구 (사진제공 A어린이집학부모)

지난 1월 중순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에 소재한 A어린이집의 학부모들이 유치원 냉장고 문을 열자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곰팡이가 핀 생강, 유통기한이 2년이나 지난 다시마, 검게 변한 채 싹이 튼 감자,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묻어있는 통에 담긴 애호박, 유통기한이 지난 빵과 닭고기.

보관된 식자재는 상당수 유통기한이 경과했고 조리기구의 위생상태도 엉망이었다.

나무로 된 도마는 검게 썩어 모서리 일부가 부서져 있는 상태. 밥 주걱과 튀김요리를 할 때 사용되는 주걱 손잡이는 화기에 탄 것인지 아니면 때가 낀 것인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주걱 부분은 오래 사용한 탓인지 열에 늘어붙어 형체가 변형된 듯 했다.

국을 끓일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양은냄비 외부는 검게 그을려 있었고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표면이 벗겨진 양은 냄비에서 조리하면 음식물에 해당 성분이 유출되기 딱 맞는 상태였다.

아동학대 의혹도 제기됐다. A어린이집의 한 학부모는 “원장이 식사시간에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 원생을 숟가락으로 때린 것으로 안다”며 폭행의혹을 제기했다.

또 “어린이집에 CCTV 사각지대가 있고 이곳에서 여러 폭행이 이뤄졌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왜 못할까?

 

청주시에 확인한 결과 현재 A어린이집은 폐원한 상태. 문을 닫았지만 행정조치로 폐원한 것은 아니다.

청주시는 지난 2월 19일 본보 <곰팡이 피고 유통기한 2년 지난 식자재…설마 이걸 먹였을까?> 보도이후 A어린이집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또 A어린이집은 본보 보도이후 자진폐원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청주시 조사 결과 A어린이집은 총250만여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A어린이집에 대해 ‘운영정지 3개월, 보조금 환수, (어린이집관계자) 자격정지’ 조치를 취했다.

청주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한 것과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다. 청주시 관계자는 “아동학대나 유통기한 식자재 의혹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라며 “혐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어린이집이 받고 있는 혐의는 대략 3가지 법률. 영유아보육법, 보조금관리법, 아동보호법 등이다. 아동학대와 급식관련 관련 혐의가 포함된 것이다.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 '위반시설 공표' 안내 홈페이지 화면

 

청주시가 실명 공개 안하는 이유

 

수사기관과 청주시의 조사에 의해 A어린이집의 비리는 확인됐지만 청주시민들은 A어린이집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청주시가 이 어린이집의 실명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 청주시는 충북지역 일간지 <충청타임즈가>가 청주시를 상대로 청구한 정보공개 청구에 이같이 답변했다.

지난 4일 <충청타임즈>는 청주시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해 최근 4년 동안 과징금이나 보조금환수 처분을 받은 어린이집 30곳에 대한 명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명단에 불과했다. <충청타임즈>에 따르면 청주시가 어린이집 기관 명칭과 운영자 실명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영유아보육법과도 상치된다.

현행 영유아보육법 49조 3항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거나 유용한 경우, 급식기준을 위반해 영유아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어린이집의 명칭, 대표자와 원장의 이름, 주소, 처분 내용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보조금의 경우 300만원 이상을 부정수령할 경우 공개 대상이 된다.

공개하는 방법은 지자체의 홈페이지나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 등)를 통해 하도록 돼 있다.

 

법률 있는데... 공개 안하는 청주시

 

보건복지부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 접속해 위반시설을 조회한 결과 5일 현재 충북에서는 2곳의 어린이집 명단이 공개돼 있었다. 청주와 제천에 각각 소재했으며 공개사유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혐의였다.

특히 제천의 경우 처분 사유가 “아동을 재우기 위해 보육교사가 신체를 사용하여 아동의 신체를 억압하는 행위를 했고 아동은 낮잠시간에 사인불명으로 사망”이라고 돼 있었다.

위반행위자 공표는 청주시와 충주시 소재에 위치한 어린이집 관계자 2명이 공개됐다. 보은 모 유치원 관계자는 보육교직원에 허위등록하고 보조금 등 468만5000원을 타낸 사실이 적발돼 공개됐다. 또 청주 모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동의 신체를 때리는 등 아동학대를 한 혐의다.

문제는 통합청주시 출범이후 과징금 처분 이상을 받은 곳이 30곳으로 나와 있지만 청주시가 공개한 곳은 두 곳 뿐이라는 것.

영유아보육법상 실명 공개 대상인 비리 어린이집 일부가 공개가 안됐을 수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행정 처분을 했더라도 다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재판결과에 따라 나중에 청주시의 행정처분이 잘못됐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며 “재판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그때서야 공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해명대로라면 비리어린이집의 실명공개가 어느 시점에 이뤄질지 예측할수 도 없다.

곰팡이핀 식재료를 보관하다 적발된 A어린이집의 경우 아직 1심재판이 진행중이다. A어린이집이 1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항소하면 다시 재판을 계속된다.

이와는 별도로 청주시가 한 행정심판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또 다시 시간을 지연될수 있다.

이대로라면 적발된지 수년이 지나서야 공개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한편 서울시의 경우 지난 달 29일 '어린이집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우선 어린이집에 대한 각종 지도점검 내용을 서울시 보육 포털시스템에 내년부터 전면 공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 내용은 △위반행위 △처분내역 △어린이집 명칭 △어린이집 대표자·원장 성명 등이다.

 

김남균 기자  spartakoo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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