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학부모
함께 동행한다더니 허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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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학부모
함께 동행한다더니 허울 뿐?
  • 충청리뷰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11.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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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씨앗학교 미원중 교장과 학부모 간 갈등 심각
교장중심 학교운영 현실에 학부모들 문제 제기

행복씨앗학교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김병우 교육감의 역점 사업이다. 2015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학생의 협동·협력 학습을 강화해 아이들의 능동적 참여를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년 기준 충북에는 49개의 학교가 행복씨앗학교가 된다.

미원중학교는 2015년 행복씨앗학교에 선정됐다. 주민들은 행복씨앗학교사업을 통해 아이들이 마을과 교류하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주민은 “어른들 입장에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학교에 자그마한 연못을 만들었다. 이후 학교측과의 협의로 중장비를 갖고 있는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 연못을 정비해 생태연못으로 탈바꿈시켰다. 학교 측에서는 아이들에게 공모를 받아 이름을 ‘아름답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달초 미원중 생태연못 ‘아름답지’는 동물들의 공격으로부터 물고기들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둘렀다.


주민들은 학교가 하는 일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런데 얼마 전 주민과 학교가 함께 가꾼 생태연못 ‘아름답지’에 울타리가 설치됐다. 학교 측은 “아름답지를 조성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을 위해 난방 등의 시설을 했다. 올해 큰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주변 동물들이 와서 잡아먹었다. 그래서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생태연못은 고라니가 와서 물을 먹고 잠자리가 날아드는 말 그대로 생태의 전반을 엿볼 수 있는 연못인데 물고기만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치는 행위는 말도 안 된다는 것. 한 주민은 “우리는 학교에 동물원을 만든 게 아니다. 처음에 물고기를 키우지도 않았다. 풀이 자라고 이끼가 끼고 동물들이 물을 마시고 하는 모습을 보는 행운을 주기 위해 만든 것”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교 측은 “학교 입장에서 연못을 관리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주민들이 만든 연못이 아니었다면 진작 폐쇄했을 것”이라며 “동물원도 생태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학교입장에서 생태를 살리기 위해 난방기도 설치하는 등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고 주장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8월 미원중학교는 학생건강에 문제가 된다는 천장석면을 철거했다. 전국적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학생건강을 위한 사업이다 보니 교육부는 천장석면을 철거하기에 앞서 안전을 위해 다양한 지침들을 내놓았다.

천장석면철거 후 학생이 뒷정리?

지침에 따르면 전문 업체가 천장에 비닐을 씌우고 철거한 뒤 청소업체가 이를 깨끗이 치워야했다. 미원중도 공정별로 업체를 따로 모집해 진행했다. 철거는 한 업체가 진행하고 청소는 두곳의 업체가 맡았다.

하지만 2학기가 시작되고 문제가 발생했다. 등교한 학생들에게 학교 측이 석면의 잔해물을 청소토록 시킨 것. 그러자 일부 아이들이 학교 곳곳을 사진 찍어 부모에게 알렸다. 당시 상황을 본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사진 찍어온 것을 보여줬는데 석면이었다. 또한 교실 곳곳에 천장석면교체작업을 하며 떨어진 가루들이 널려 있었다. 그래서 문제제기를 했더니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며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겠다고 학교 측에 통보했더니 그제야 대책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노일 미원중 교장은 “공사가 끝나고 업체에서 청소까지 마무리했다. 이후 아이들이 등교하고 교실청소를 진행했는데 사물함 뒤에 있던 먼지를 학생들이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이 생활하며 발생한 것들이었다. 혹 천장에서 떨어진 잔해물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기존에 떨어진 것이지 천장공사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해서 외부 의뢰로 조사까지 벌였지만 지난해 벌인 감사에서도 지적사항이 없었다. 이미 마무리 된 일이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미원중 천장석면철거공사가 끝나고 교실 뒷쪽에 쌓인 석면가루. / 미원중학교 학부모 제공


강당에 모인 아이들을 추궁

문제제기 이후 학교 측은 학부모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교실 대기질 측정을 했다. 결과는 이상 무. 그러나 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불신은 점점 커졌다. 그러던 지난 3월 이번에는 생태연못과 관련해 일이 터졌다.

누군가 생태연못 한 가운데에 주변에 있던 벽돌을 던진 것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집에 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데, 아침조회시간 모두가 눈을 감은 상황에서 연못에 돌을 던진 사람이 누구냐고 교장선생님이 추궁했다고 한다.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자백하지 않으면 앞으로 학교행사 모두를 하지 않겠다며 아이들에게 호통쳤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CCTV를 확인했더니 인근 초등학생들이 던진 것이었다. 확인도 안하고 학교 측에서 아이들을 먼저 혼내는 일이 요즘 세상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을 추궁하기에 앞서 미리 확인해보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후 학생 몇 명의 항의에 도 학교 측은 우야무야 넘어갔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논란에 대해 김 교장은 “평소 아이들이 연못에 돌을 던지는 일이 많다. 그저 단순히 조회 시간에 물어봤던 것 뿐”라며 “호통 친 일도 없었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연못에 돌을 던졌다고 시인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훈계하고 끝냈다”고 해명했다.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학생은 호통쳤다고 하고 선생님은 호통을 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누구의 말이 맞을까?

결과만을 보면 지금 미원중의 생태연못에는 울타리가 쳐졌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조영숙 충북교육발전소 사무국장은 “미원중의 문제는 비단 이 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행복씨앗학교를 운영하는 다른 학교 내부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인해 볼멘소리가 나온다. 옛 사고 방식으로 운영하는 사람들과 학생과 소통하려는 사람들, 하지만 학교에서 교장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교장의 입장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행복씨앗학교는 아이들의 입장을 반영해서 운영돼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마련돼 있지만 학교 안에서는 그게 잘 안된다고 교육관계자들은 말한다. 조 국장은 “행복씨앗학교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기되는 문제들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지향하는 행복교육씨앗학교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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