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민언련, 언론탄압 알고도 입장표명 없어


팟캐스트 '구본영 시장과 충청타임즈의 껄끄러운 관계'(유튜브펌)

 

천안아산경실련 오수균 집행위원장은 지난 8월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구본영 천안시장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구본영 천안시장의 특정신문사에 대한 부당한 언론탄압 행위가 1년 넘게 지속되고 가운데 지역 기자협회는 물론 언론시민단체도 사태를 외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구 시장은 지난해 9월 자신에 대한 독직비리 혐의를 보도한 <충청타임즈> 신문에 대해 ▲신문구독 중단 ▲취재협조 거부 ▲보도자료 제공 중지 ▲광고 중단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구 시장은 ‘천안시체육회 채용 비리 혐의’가 인정돼 지난 4월 구속됐다가 보석된 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으로 지방선거에서 재선 이후에도 <충청타임즈>에 대한 4가지 제재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천안시의 특정언론사에 대한 언론탄압 행위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자협회는 대전충남기자협회의 반대를 이유로 비판성명조차 내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연합(공동대표 노순식·이상호)만이 지난 8월 언론탄압에 대한 비판성명과 함께 구 시장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독직비리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구본영 천안시장<뉴시스 제공>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언론시민단체인 대전충남민언련은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취재 결과 대전충남민언련 이기동 사무처장은 지난 8월 10일 팟캐스트 패널로 참여해 '구본영 시장과 충청타임즈의 껄끄러운 관계'라는 주제로 토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천안시청의 제재조치가 언론탄압이란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성명 한줄 내지 않은 셈이다.

이에대해 이기동 사무처장은 "우리가 적절한 시점을 놓쳐 지금까지 대응하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지역 매체 위주로 모니터링하다보니 청주권 <충청타임즈>에 대한 대처가 늦어진 것 같다. 다음 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하기로 했다. <충청타임즈> 기사에 대해 공무원노조 등이 '악의적인 보도'라고 말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보도 자체에 아무 문제가 없었고 만약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긴장관계를 계속 유지하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전지역 언론인 Q씨는 "기자협회나 시민단체나 이 사안을 언론의 본질이라는 큰틀 보다는 지역적 이해관계로 치부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단체장 구속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한 사안임에도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듯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자체가 악의적으로 언론 길들이기하는 것을 모르쇠한다면 결국 그들도 똑같은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지난 8월 구 시장과 함께 보도 당시 천안시청 홍보담당관 P씨, 천안시청 노조위원장 K씨 등을 함께 고발했다. 현재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피고발인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노조위원장 K씨는 <충청타임즈> 보도 당시 구 시장에게 언론사 제재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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