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충북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예술교육은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데 필수요소로 꼽힌다. 특히 인공지능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로 불리는 미래사회에서는 핵심 키워드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부는 십여년 전부터 예술교육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문화예술강사수업, 방과후수업, 교과 내 예술활동 등 실제 예술교육 현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예술교육이 부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요성만 강조될 뿐 여전히 허공을 맴도는 공허한 메아리라고도 토로한다.

충북지역 예술교육을 다시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예술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교육의 변화 등을 두 번에 나눠 싣는다.

 

다양하고 많아진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은 2018년 충북교육청 5대 시책 중 하나다.

예술강사지원사업,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자유학기제 안의 문화예술교육, 방과후 수업 등 공교육현장에서 예술교육은 익숙한 단어다.

특목고를 제외하고 현재 충북지역에서 진행되는 예술교육 기관은 △공교육 내에서 진행되는 교과수업 및 방과후수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고 있는 문화예술강사지원사업과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지자체, 교육청,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복교육지구사업 △사교육기관을 들 수 있다.

이중 방과후 수업은 많은 학생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월 평균 수강료가 3만~4만원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방과후학교강사지부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충북지역 초등학생의 경우 전체 방과후 수업 과목 중 음악, 미술수업을 받는 학생은 32.4%에 달했다. 이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를 수강하는 학생을 모두 합한 수치(15.1%)의 두 배 이상이다.

 

사교육기관 이용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학생수와 학원수는 다소 감소했지만 수강생들의 수는 증가했다. 2014년 17.4%의 학생이 사교육기관에서 예술교육을 받은 반면 2017년에는 20.1%학생이 사교육기관에서 미술, 음악, 무용 수업을 받았다.

 

 

꿈다락토요문화학교지원사업도 문화예술교육의 한 축이다. 이 사업은 학교 밖 전문 문화예술 기관·단체에서 아동‧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 간‧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문화 조성을 목표로 한다.

꿈다락 사업비는 11억800만원에 달하고 현재 충북지역에서 34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 학생도 지난해 764명에서 올해 801명으로 늘었다.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 사업은 예술현장과 공교육 연계를 통한 학교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및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수성, 인성, 창의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한다.

이 사업의 올 예산은 33억6700만원에 달한다. 국악, 무용, 연극, 영화 등 8개 분야의 예술가 248명이 300여 학교에서 수업(창의적 체험활동, 토요동아리, 초등학교 돌봄동아리)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북교육청의 예술교육 관련지원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학생오케스트라 32개교 운영을 비롯해 예술중점학교, 예술드림거점학교 운영, 악기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한 관계자는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안돼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이 여전히 있다. 언제든지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각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마을강사들은 행복교육지구를 운영,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교육, 이젠 ‘양’보다 ‘질’을 이야기할 때

하지만 이렇게 문화예술교육 기회가 확대됐음에도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예술교육 운영방식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예술교육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지적과 함께 심지어 ‘체험만 있고 교육은 없다’는 말도 있다.

일회성 교육과 기능위주 수업, 공교육내의 시수부족, 교사들의 인식부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모 초등학교 A교사는 “예술교육 기회가 예전에 비해 많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기회가 굉장히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기능위주 교육에 머물러 있고 오히려 그 폐해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아이들이 방과후 수업과 예술강사수업을 받고 있는데 사실 기능위주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는 법, 그림을 잘 그리는 법을 배운다. 기능위주 수업은 예술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예술이 왜 필요하고, 예술이 얼마나 즐거운지 아이들이 깨닫기도 전에 또 다른 공부로 생각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 예술교육 방법과 효과, 예술교육의 본질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방과후 수업 강사는 “학교와 학부모들은 수업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길 원한다. 기능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 운영방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의 본래 취지는 예술현장과 공교육 연계를 통해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시키고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수성과 인성, 창의력 향상이 목적이었으나 실제 학교에서 진행되는 예술강사 수업은 방과후 수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들어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업을 위해 예술강사들이 교사들과 상의를 한다는 것은 이론적인 이야기뿐이다. 학교 교사도 예술강사도 서로 간섭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예술적인 감수성을 향상시키고 창의력과 인성을 교육한다는 것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예술과목 시수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중학생은 3개 학년 중 어느 한 학년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수업 중 하나를 들을 수 없다. 또 고등학교는 ‘예술교과군’ 안에 음악교과와 미술교과가 함께 운영되는데, ‘선택형 교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교에 따라 어느 한 교과는 시수가 전혀 편성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한다.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이성도 교수는 “학교 예술교육은 학습자의 취향이나 흥미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부가적인 개념이 아니라 21세기 문화예술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초 소양교육”이라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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