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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정치·행정 분노유발! 사립유치원 비리
비리금액 회수했다더니…알고보니 유치원계좌에 ‘도로 제자리’보조금 아니라 지원금…관련 법률 미비해 국고로 환수 못해
사립유치원 관계자가 정부에서 지원되는 각종 지원금으로 개인 경조사비로 쓰고 화장품이나 주류를 구입했어도 다시 유치원회계 통장으로 금액을 반납하면 그만이었다.(사진 뉴시스)

 

‘정부지원금 → 유치원회계 편입 → 설립자 혹은 원장 사적사용 → 교육청 감사 조치 →부정 사용액 회수조치 → 설립자 혹은 원장, 유치원 통장에 이체 → 상황종료’

사립유치원 관계자가 정부에서 지원되는 각종 지원금으로 개인 경조사비로 쓰고 화장품이나 주류를 구입했어도 다시 유치원회계 통장으로 금액을 반납하면 그만이었다.

일선 교육청이 감사를 통해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를 확인하고 ‘회수’ 조치를 했지만 정작 국고가 아닌 비리유치원통장, 즉 ‘도로 제자리’로 회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위를 저지른 당사자의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갔다 다시 왼쪽 주머니로 채워 놓는 구조다.

이런일이 가능한 것은 현지 사립유치원에 지원되는 정부재원이 보조금이 아니라 ‘지원금’ 형태로 지원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 법률 개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청주의 한 유치원은 설립자가 부담해야 할 토지매입비 2억8000여 만원중 1억5600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유치원회계에서 지출하고도 토지 소유자 명의는 원장 개인이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이런 비위사실을 적발해 해당 유치원 원장에 경고조치하고 해당금액에 대해 ‘회수’ 조치 했다.

2017년 청주의 또 다른 사립치원은 원장과 남편 소유의 부지에 조경공사를 하면서 비용 3648만여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이 유치원은 이외에도 원장이 납부해야할 근로소득세 155만7940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납부했다 교육청 감사에 적발됐다.

충북도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의 비리를 적발하고 3790여만원을 회수조치 했다.

같은 해 청주의 또 다른 사립유치원 원장은 설립자를 소방관리자로 임명해 월270만원의 급여 총 297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 설립자는 또 다른 유치원의 설립자로 그 유치원에서 행정부장으로 있으면서 월 9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었다. 해당 유치원에는 이 설립자가 출퇴근 했다는 기록도 없었다.

이 설립자는 유치원 직원이 아니면서도 유치원 돈으로 직원 국외연수를 다녀오기 까지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마찬가지로 해당 유치원에 대해서 6544만여원을 회수 조치했다.

 

충북도교육청, 3년간 회수한 6억여원은 어디로?

 

박용진 국회의원이 공개한 충북도교육청 사립유치원 2016년부터 2018년 8월까지의 감사 결과 자료를 보면 총 32건에 6억2000여만원 상당을 회수했다.

그렇다면 충북도교육청이 회수 조치한 돈은 어디로 환수 됐을까?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회수된 금액은 국고나 교육청이 아닌 유치원회계통장으로 환수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사처우개선비 등 보조금 형태로 지원된 것이 아닌 한 유치원회계로 환수된다”고 설명했다.

비리가 일어난 과정을 보면 이 상황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 유치원회계를 사실상 개인통장처럼 사용했던 핵심관계자가 비위를 저질렀지만 다시 그들이 맘대로 주무르는 유치원 통장으로 입금되면 사실상 아무일도 없게 돼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은 왜 벌어졌을까?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법률체계에서 정해진 보조금 항목이 아닌 지원금 형태라면 취할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법률상 미비라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을 적용받는 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사립학교 경영자의 소유이며, 이는 횡령죄로 묻기가 어려운데 누리과정 지원금 역시 학부모 부담금이라는 판례까지 있는 상황.

실제로 이런 법률상의 문제 때문에 사립유치원이 불법으로 지원금을 사용해도 형법상 횡렴이나 배임죄로 처벌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내용은 지난 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회원사에 보내는 ‘전언통신’에도 구체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유총은 박용진 국회의원이 사립유치원 시‧도 교육청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비롯된 ‘비리’ 문제에 대해서 일관되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며 비리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대법원의 판결. 대법원은 현재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돈이 ‘보조금’이 아니라 ‘지원금’으로 보고 횡령죄나 배임과 같은 범죄의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률상의 미비로 인해 연간 2조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된 유치원 회계로 술을 사던 성인용품을 사다 적발이 돼도 도로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더 이상 책임질 것이 없는 상황.

정치권이 시급히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남균 기자  spartakoo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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