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67%로 여전한 ‘인기짱’ 재확인

사람 관계에서 형성되는 특별한 인연의 고리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딱히 이유가 없어도 괜히 끌리고, 억지로 좋은 관계를 만들려해도 되지 않는 게 인연이 갖는 양면성일지 모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청주와 대우의 관계가 새삼 회자된다.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축적된 경험칙에서 볼 때 대우는 타 지역보다 유독 청주와 질긴 인연을 갖고 있다. 특히 ‘대우’가 지역 아파트 건설시장에서 갖는 브랜드 파워는 요지부동이다. 이것이 궁금증의 대상이다.

청주 산남3지구 아파트 분양결과 예상했던 대로 평균 계약률이 50%대를 갓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신행정수도건설 무산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평균 계약률이 그나마 반타작 수준을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등이 선전한 데 힘입은 바 컸다. 업계에 따르면 7일 현재 산남3지구 5개 아파트 분양업체들의 분양률은 평균 55.8%(전체 3476가구 중 1940여 가구)에 그쳤다. 몇몇 업체들이 41∼45%의 계약률을 보인 것과는 달리 대우 푸르지오는 67%를 기록, 계룡 리슈빌(80%)과 함께 분양시장을 주도한 것.

특히 대우는 분평동 ‘현대·대우’를 비롯, 최근 입주에 들어간 가경동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를 히트시키는 등 청주에서 승승장구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삼성 아파트는 10 여년 전 신봉동에 진출한 것을 빼곤 더 이상 청주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공동체와 특정 기업 간에도 특별한 인연이 맺어지는 것이라면 우리는 얼마든지 구체적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 ‘LG와 청주’, ‘삼성과 수원’이 형성하는 관계가 그렇다. 충북은행 출신으로 현재 조흥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는 신학호 오토콜 센터장의 얘기는 의미심장하다.

“청주와 대우의 끈끈한 인연은 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북은행은 거대 부실채권으로 경영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충북은행 주식을 70% 가까이나 인수했다. 액면가 기준으로 볼 때 당시 가치로 1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한 것이다.

대우가 충북은행과 거래해 주는 특혜도 주었다. 정부가 충북은행의 부실채권에 대해 특별융자를 지원해주면서 대우와 함께 충북은행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나선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경험과 그때 형성된 인연이 청주시민의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 임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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