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 창조했던 충북고 2회 출신
자금난 극복하지 못하고 4억원에 지분과 경영권 일체 매각

   
충북고등학교 2회 졸업생으로 기술과 아이디어만 갖고 맨 손으로 정보통신 벤처기업 한아시스템을 창업해 일궈온 신동주 대표(46)가 회사 경영권과 보유주식 일체를 단 돈 4억 여원에 제 3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DJ 정권 때 벤처기업들의 성공담이 만개하던 시절 신동주 대표는 보유주식 가치가 몇 백억원이 되는 지조차 모를 정도로 눈부신 벤처신화를 창조해 낸 인물. 게다가 신 대표는 지난 2000년 모교인 충북고교 후배들을 위해 10억원을 쾌척, 충북고 교정에 우수학생 전용 기숙사인 ‘청운관’을 건립토록 하는 등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도 앞장설 만큼 책임 있는 벤처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왔다.



10억 쾌척해 모교 충북고에 ‘청운관’ 건립하기도

당시 주식 일부를 매각해 마련한 10억원으로 지어진 청운관은 현재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톡톡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신동주 대표와 함께 충북고 3회 졸업생이자 한국벤처기업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이 쾌척한 10억원의 장학금 역시 후배들의 향학열을 북돋우고 있어 이들은 충북고 동문 및 재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존재였다.

따라서 신동주 대표가 분신과도 같은 한아시스템 보유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했다는 소식은 충북고 동문은 물론 그를 아는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9만여 주 4.74% 지분과 경영권까지 넘겨

매각=신동주 대표는 지난 8월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2명의 특수관계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합한 4.75%와 경영권 일체를 개인인 박 모씨에게 4억원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신 대표가 양도한 지분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던 19만 5421주(지분율 4.74%)와 41억 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부 사채(51만 2650주 발행 가능), 그리고 경영권 등이었다.

소문=소형 라우터를 국산화하는 등 정보통신 벤처기업으로 탄생한 한아시스템은 비교적 최근인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IP(인터넷 전화)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사업다각화와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도전해 왔다. 라우터는 LAN(근거리통신망)을 연결해주는 장치로서 정보에 담긴 수신처 주소를 읽고 가장 적절한 통신 통로를 이용하여 다른 통신망으로 전송하는, 인터넷에 접속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정보전달 통신장비다.

하지만 한아시스템은 우리나라에 거세게 타오르다 꺼져버린 벤처신화 몰락이라는 큰 흐름을 비켜가지 못했다. 충북고 동문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한아 시스템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한때 부도설까지 나돌 만큼 상황은 안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문들 “반드시 재기 성공하기를…” 기원

동문들의 운동=이런 소문이 돌면서 충북고 동문 사이에 논의가 일기 시작했다. “충북고 동문 중 성공신화를 일궈 온 신동주 대표를 도와야 하는 것 아닌갚 “십시일반이라고 우리가 어려움에 빠진 한아시스템의 주식을 사주는 운동을 펼치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충북고 3회 졸업생인 박종용 청주시의회 의원은 “올 초부터 동문회를 중심으로 신동주 대표와 한아시스템을 돕자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펴나가자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에 따라 여러 동문들이 주식매입을 위한 자금을 막 모으려는 단계에서 신동주 대표의 자제 요청이 들어오는 바람에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동주 대표는 “동문들이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펴겠다고 나서주는 상황이 한없이 고맙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강력한 자제주문을 해 왔다는 것이다. 동문들은 “신동주 대표가 동문들이 입게 될 선의의 피해를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고 동문들은 “신동주 대표가 지금의 시련을 딛고 반드시 일어서기를 바란다”고 그의 재기를 기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