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남편 숨진 지 두 달…하청업체는 장비대여료도 안줘”보상계획 없는 '하청' 공군•한진중공업 공식입장 밝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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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공군 제17비행전투단 공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故 김종길 씨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물론 원청인 한진중공업과 공군이 현재까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유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고인의 부인 우종옥 씨는 "남편 장례식장에서 한진중공업 현장소장을 본 게 전부였다. 장례가 끝난 뒤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현장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사과 한마디 없을 수 있는지 숨이 막힌다"며 울분을 토했다.

하청업체의 경우 고인이 숨진 지 두 달이 다됐지만 아직까지 8월(7월20일~8월12일)분 건설기계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상 임대료는 '대여기간 종료 40일 이내에 지급한다고' 명시됐다는 이유에서다.

"남편 세상 떠난 지 두 달, 장비사용료 아직도 못 받아"

부인 우 씨는 "당장 생활비가 없어 앞이 막막한 상황인데 하청업체는 아직 까지 800만원이 넘는 건설기계임대료도 입금해 주지 않았다. 급한 대로 남편 통장에 있는 돈을 꺼내 쓰려고 해도 은행에서는 '통장명의주가 사망한 상태라 유족이 한 번에 다 출금을 해야지 일부 돈을 빼서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며 "이런 탓에 남은 임대료가 언제 입금되는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계약서상 지급일이 정해져 있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모른 척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하청업체 관계자는 "계약서상 두 달 뒤 장비사용료를 입금해주는 걸로 명시돼 있다. 도의적으로 빨리 처리해주고 싶지만 회사 사정도 현재 힘든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유족에 따르면 하청업체는 보상계획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의 죽음과 관련 해 의혹을 제기하는 부인 우종옥씨.

 
위로 한마디 없는 공군, 유족 두 번 상처받아

갑작스런 비보에 충격을 받은 유족은 발주처인 공군과 원청인 한진중공업의 태도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부인 우 씨는 "발인까지 4일장을 치르는 동안 공군 17비행전투단장 명의의 조화 하나만 왔을뿐 사과는커녕 위로 한마디 없었다. 그 더위에 공군을 위해 일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고인의 처남이자 유족 공동대표인 우종호(59)씨도 "유족들은 매제가 죽은 사고현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보안상 이유라는데 유족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답답했다"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공군은 장례식장에도 그 뒤에도 얼굴 한번, 연락 한통 없었다. 국방부와 공군사령부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자 그때서야 관리자를 만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족은 고인이 돌아가신지 두 달이 지난 지난주 금요일(5일)이 돼서야 사고 현장과 활주로 공사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사고현장 공사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공사관리관은 "언론사의 취재 요청은 국방부 및 국방시설본부를 통해서만 하고 있다"라고 답했고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상계획 없는 한진중공업…책임은 누가?

공군 17비행전투단과 수의계약을 통해 '청주공항 군전용 활주로 개선공사' 일괄시공업자로 선정된 한진중공업 역시 이번 사고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 8월과 지난 5일 유족에게 '보상 계획은 없다'라는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당시 자리에 배석했던 유족 공동대표 우종호씨는 "보상을 해주던지 산재처리를 해달라고 하자 한진중공업 측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며 "어떻게 전화 한통 없을 수가 있느냐 유가족을 무시한 것 아니냐. 계속 따져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측에 공식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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