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권력은 무소불위…한계와 제한이 없는 여의봉 같아”

임은정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결론을 예상했기에 전혀 놀랍지 않다”며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며 검찰의 이번 처분을 비판했다.(사진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받았던 권성동(한국당)·염동열(한국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임은정 충주지검 부장검사가 강하게 반발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결론을 예상했기에 전혀 놀랍지 않다”며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며 검찰의 이번 처분을 비판했다.

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남우 부장검사)는 시민단체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권성동·염동열 의원과 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모두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임은정 부장검사는 “양부남 검사장이 단장이었던 강원랜드 수사단에서 구속여부를 검토했던 최종원, 김우현 검사장의 직권남용사건이 대검의 개입으로 꺾이고, 김우현 검사장이 인천지검장으로 영전할 때, 이미 결론을 예상하였기에 전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라며 검찰 처분을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엄청난 내압에 밀려 검찰이 원세훈을 불구속 기소하는데 그치고, 국정원 차장, 심리전단장은 황당하게 불기소하였다가 법원의 공소제기명령으로 어렵게 기소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 오래 전 일이 아니다”며 “그때 법무검찰 내부에서 벌어진 지휘권, 징계권, 인사권 남용에 대하여는 어떠한 조사와 문책도 없이 넘어 가는 게 오늘의 검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나 대법원장, 대통령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의 직권남용은 검찰이 응징해도, 법무부장관이나 총장의 권력은 무소불위”라며 “한계와 제한이 없는 여의봉이기에 수사해야만 할 사건을 수사하지 못하도록 해도, 기소해야할 사건을 기소하지 못하게 해도 괜찮다”고 비판했다.

 

“안미현 검사가 든 촛불, 어떤 검사님에게 횃불로 번질 것”

 

임은정 부장검사는 “현실은 알고 있지만 참 부끄럽고 참담하여 마음 속 바다에 폭풍이 인다”고 했다.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에게 미안함 마음도 내비쳤다. 임 부장검사는 “18년차 검사로 안미현 검사를 비롯한 후배검사들에게, 우리에게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고 사과했다.

임은정 검사는 “제가 들었던 촛불이 안 검사에게 번졌듯, 안 검사님이 오늘 든 촛불은 또 어떤 검사님들에게 횃불로 번져날 것”이라며 “오늘 어디에선가 흘리고 있을 눈물이 검찰을 성결케 할 테지요.. 역사에서 헛된 수고란 없으니까요”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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