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주장하니 언어폭력…당당하게 나설 것
매년 늘어나는 불법촬영…검찰 기소율은 낮아져

불법촬영 보통 우리에게는 '몰래카메라' 또는 '몰카'라고 불리는 불법 범죄 근절과 관련 대책을 촉구하는 청년들의 이유 있는 도전이 시작됐다. 이름 하여 DO NOT 프로젝트.

'DO NOT Take, DO NOT Share, DO NOT Kill' 즉 불법 촬영을 하거나 영상을 소지하지 말고 그것들을 공유하지 않으며 이로 하여금 여성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 별로 불법촬영 근절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 이전과 다르지 않다. 청주시의 경우 최근 소속 공무원이 동료 여직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불법촬영범죄를 저질러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이유일까? 청주·서울 등 지역은 다르지만 '불법촬영'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선 청년들을 만나봤다.

"성평등 주장하면 왕따. 하지만 두렵지 않다"

"피해여성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지만 가해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 집회에서 '몇 년 전 한줌의 재가 된 내 친구는 어째서 한국 남자들의 모니터 속에 XX대 XX녀 라며 아직 살아있는가'란 문구를 봤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팀에 막내 윤소리(22•청주대)씨.

윤씨는 "디지털 성범죄는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죽어있는 사람들을 다시 무덤에서 꺼내 괴롭히기도 한다"라며 "이 악몽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정부기관은 대책을 수립하라'라는 메시지를 담아 'DO NO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대학에서도 유명(?)한 페미니즘, 성평등 운동가인 윤씨는 관련 활동을 하면서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윤씨는 "내부 커뮤니티나 심지어 오프라인으로 활동하는 교내 모임에서도 페미니즘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배척받고 비판을 받아왔었다"라며 "SNS 메신저로 욕설을 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행위도 많았었다. 두렵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라고 웃어보였다.

떨어지는 '몰카' 범죄 기소율, 처벌 강화해야

"이른바 몰카, 불법촬영 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내 동생, 엄마 등 내 가족들이 범죄에 노출돼 항상 공중화장실 가기를 두려워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팀 내 유일한 남성 멤버인 이민우(24•청주대•휴학)씨.

이씨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불법촬영범죄에 관대하다며 오히려 관련 범죄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가 제출한 자료를 공개한 결과 이 같은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백 의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검찰이 수사를 끝낸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사건 6천577건 중 34.8%인 2천291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5년 전인 2013년 기소율이 54.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씨는 "매년 몰카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사법부가 기소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나서서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보고 싶다"라며 " 'DO NOT' 프로젝트를 통해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을 펼치겠다.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라고 말했다.
 

'DO NOT'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소담씨. 직접 모델로 나섰다.

서울에 있어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한 정소담(24•수원대)씨도 서면 인터뷰를 통해 관련법을 강화해 피해자를 막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몰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정작 2차 피해는 늘고 있다"라며 "프로젝트를 통해 불법촬영뿐만이 아닌 이를 보고 공유하는 것도 범죄이고 가해자란 사실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본인이 직접 'DO NOT' 프로젝트에 쓰일 가방과 옷을 입고 모델을 자처하기도 했다.

'DO NOT' 프로젝트는 크라우디(https://www.ycrowdy.com/) 통해 이달 27일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할 계획이다.

티셔츠와 가방 등을 판매해 기금을 모아 수익은 불법촬영 관련 단체에 기부하며 불법촬영에 대한 온라인 홍보전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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