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대학들이 이시종 충북지사의 '대학에 베트남어학과 신설' 요구 발언에 대해 신중모드에 들어갔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1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도내 대학에 베트남어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충북과 베트남 간 통상교류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현지를 가보니 통상교류를 활성화할 베트남 내 한국 전문가뿐 아니라 한국 내 베트남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베트남 현지에 한국어과를 신설하고 교육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북도립대학을 비롯한 도내 대학에도 베트남어학과 신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도내 대학들은 '신중해야 한다' 또는 '가능성이 보인다' 는 등 양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도내 A대학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베트남어 학과 신설을 검토해 볼 단계는 아니다"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신설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베트남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한류가 베트남에 상륙해 성공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다"며 "국내 대학에 베트남어학과가 신설될 경우 정원을 늘리기 보다는 현재의 총정원내에서 조정을 해야 돼 대학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의 대학에 한국어과를 신설하는 것은 환영한다"라며 "2년정도 베트남에서 대학을 다니고 한국에서 2년을 다니는 것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어학과에 신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B대학 관계자는 "베트남어학과가 도내 대학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베트남어학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문제는 학생모집 여부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달렸다. 학생모집이 안될 경우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태권도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C대학 관계자는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으로의 유학은 적극 권장하지만 한국의 대학에 베트남어학과 신설은 신중해야 한다"며 "교육한류를 베트남에 수출하는 것은 찬성한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대학관계자는 "베트남의 대학에 한국어과를 운영하는 것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베트남의 등록금은 우리나라로 화폐로 약 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의 교수가 현지에서 생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민·관·학이 공동으로 운영을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북대가 중국의 훈춘캠퍼스를 운영하는 형태로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과 베트남에서 2+2제도를 운영할 경우 졸업학점을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많은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으로의 유학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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