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운전석은 왼쪽, 일본차 오른쪽인데…수암골주차장 이동통로 반대로 표시
장애인주차장 설치 민원도 묵살…원주민이 만든 장애인주차장도 없에

장애인 이동통로가 반대로 표시된 청주시 수암골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장기간 민원 끝에 장애인주차전용구역이 신설됐지만 장애인주차 전용구역의 이통통로가 반대로 그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사진. 정상적으로 제자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도면. 국산차등 대부분의 차량의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 것에 따라 이동통로가 차량 왼편에 표시돼 있다.

 

 

행정에도 온도가 있다.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면 감동이 되지만 배제되면 행정편의주의란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청주시 상당구청이 설치한 장애인 주차장이 주차구역과 이동통로과 반대로 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산차 등 국내에서 운행하고 차량의 운전석의 대부분은 왼쪽에 있어 이동통로도 왼쪽에 그려진다.

하지만 수암골에 설치된 장애인주차장 이동통로는 반대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던 것. 이를 본 시민들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차량을 이용하는 장애인을 배려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14일 청주시 상당구청은 수암골 공영주차장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한 곳을 신설했다. 그동안 이곳 공영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구역이 없었다. 수암골에 거주하는 장애인 주민들이 청주시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50대 이하 공영주차장의 경우 법적 설치 의무가 없다며 청주시는 이를 묵살했다.

장기간 민원 끝에 장애인주차전용구역이 신설됐지만 또 다른 논란만 불렀다. 발단은 장애인주차 전용구역의 이통통로가 반대로 그려지면서 시작됐다.

통상적으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차량을 주차하는 공간과 약 1m 정도의 이동통로로 구분돼 표시된다.

이동통로는 운전자가 내려서 원활하게 이동을 하게 하기 위해 차량 좌측에 위치한다. 이는 국내에서 통용되는 차량 운전석이 대부분 왼쪽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암골에 표시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이동통로는 우측에 표시됐다. 수암골에 거주하는 한 원주민은 SNS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우리나라에 운전석이 오른쪽이 차가 그리 많나?”라며 “이거 울어야 할까? 웃을까? 청주시 만세”라고 적었다.

또 다른 시민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차량을 이용하는 장애인을 배려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수암골 원주민 장애인은 투명인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치도 논란이 됐다. 수암골에 거주하는 장애인 A씨는 “무겁게 장 봐왔는데 하필 언덕 꼭대기에 주차를 해야하면 참 힘들다. 짐을 짊어지고 빌빌거리고 내려오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가 지적한대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출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상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경사가 심해 비장애인들도 숨을 헐떡이며 걸야야 한다.

반면 수암골 카페촌으로 이동하기에는 제일 적합한 장소다.

A씨는 “마을에 거주하는 원주민 장애인뿐만 아니라 관광차온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눈꼽만치도 없는 편의적주의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장애인 관광객이 이곳에 주차하고 카페촌으로 내려갈때는 문제가 안된지만 반대로 다시 올라 올 때는 ‘개고생’을 하게 된다”며 ““장애인은 그곳에 주차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수암골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한 유일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청주시는 지난 여름 이 주차장에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주차면 1면을 신설했다.

그는 또 다른 사연도 공개했다. A씨는 “공영주차장 아래쪽에 짝퉁이지만 셀프로 장애인주차구역을 만들어 원주민 중 장애인 세명이 사이좋게 이용했다”며 “관광객들은 짝퉁 장애인주차구역임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올 여름 청주시는 짝퉁 장애인주차구역을 아예 없에고 차 한 대를 더 주차할수 있도록 선을 다시 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차구역을 표시를 한 청주시 상당구청 부서 관계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표시가 잘못됐는지 알지 못한다”며 “현장에 나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간 민원이 제기됐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우리 구청에 민원이 제기된 것은 최근 모 의원을 통해 들어온 것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공영주차장으로 원주민이 우선 고려돼야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관광객이나 청주시민이 사용하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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