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소방관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열린 대동굿이 혐오스러운 제물 사용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충주시 중앙탑면 중앙탑공원에서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수륙대재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 행사가 열렸다.

수륙대재란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무주고혼(無主孤魂)의 천도를 위해 공양(供養)을 드리는 불교의식이다.

그런데 이날 제물로 사용된 소가 문제가 됐다. 통채로 가죽이 벗겨져 벌건 속살이 드러난 채 제상 위에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상 위에는 소의 것으로 보이는 피까지 묻어 있어 혐오스러움을 더했다. 이 모습은 휴일을 맞아 중앙탑 공원을 찾은 시민들과 소방관대회 참가차 충주를 찾은 외국인 선수단에게 충격을 줬다.

특히 아이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도망가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시민 A씨(여·43)는 “소가 머리부분은 가죽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어른들이 보기에도 끔찍하다”며 “도대체 왜 소방관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우리가 이런 모습까지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런 행사에 중앙탑공원 사용 허가를 내 준 충주시도 문제가 있다”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좋은 뜻에서 행사 협조를 요청해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 중앙탑공원 일부 장소를 사용 승인했다”면서 “주최측에서 조만간 공식 사과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앙탑공원 내 위치한 국보 6호 탑평리칠층석탑 인근에는 행사를 위해 음식물도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문화재 인근 500m 이내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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