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체불임금 사건만 20여건…식당‧납품업자 2년째 대금 못 받아
시공사‧하청업체 “서로 네 탓”…피해자 “청주시가 나서 도와달라” 호소

청주시 사직동에 건설중인 도시형다세대주택 건축현장에서 일하던 일부 노동자들과 물품 납부업자들이 임금과 대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노동자를 비롯해 장비납품업자, 식당 주인 등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와 하청업주는 일부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책임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피해자들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 식당주인, 소규모 납품업자 등 사회적 약자인 만큼 청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나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청주시 사직동 한 건축현장. 이 건축물은 오피스텔과 도시형다세대주택으로 건축면적만 413㎡에 연면적 3898㎡에 지하1층 지상12층으로 건설되는 대형 건축물이다.

건축허가 표지판에는 지난 6월 30일가지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표시돼 있지만 아직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했다.

시공사는 경기도에 소재한 D산업개발이고 골조 등 일부 공사는 또 다른 업자인 P모씨가 하청을 맡았다.

 

“땅 까지 임대해 밥 해줬는데”

 

청주시 사창동에서 남경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2016년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장소가 부족해 식당 옆 부지를 임대해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2년이 지난 지금 쓰린 속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지급했던 식사 대금 500여만원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당주인 A씨는 “D사가 밀린 대금 1000만원 중 500만원 주고 나머지는 아직까지 주지 않고 있다”며 “하청업주 P씨는 시공사인 D사에 가서 받아라고 하고 D사는 P씨에게 받으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주시에서 건축안전 장비를 판매하고 있는 모 씨도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안전모 등과 같은 장비를 납품했다”며 “받지 못한 금액이 600만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공사와 하청업주를 만나 대금지급을 요청했지만 둘다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2년 전 이곳에서 일했던 건설노동자 10여명은 3개월치 임금 수천만원을 받지 못했다.

 

하청업주 P씨 “D사가 10억원 대 공사대금 안줬다”

 

노동자들의 임금과 식당대금, 물품 납품 대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지목된 하청업주 P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D사로부터 골조공사를 하청 받은 것으로 알려진 P씨는 “골조공사 대금 등 10억원이 넘는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나도 피해자다”고 말했다.

P씨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1억원이 넘는 임금과 식당 대금, 물품 대금 등 수억원이 밀려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P씨의 주장에 대해 “일부 맞는 사실도 있지만 P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를 진짜로 한 것인지, 공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현재로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줘야 될 것이 있으면 지불하겠지만 확인을 하지 않고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피해규모는 어느 정도?

 

고용노동부청주지청(이하 노동부)에 확인한 결과 지금까지 D사와 P씨를 상대로 제기된 임금관련 민원은 수십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D사를 상대로는 2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현재도 일부 사건이 진행중이다. 또 P씨를 상대로 제기된 민원도 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이나 고소 같은 민원이 30건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 노동자가 많게는 100명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식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업주는 비단 A씨 뿐만이 아니다. P씨에 따르면 현재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또 다른 식당주인도 상당한 금액의 대금을 받지 못했다.

이를 감안하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더 많은 소규모 건축자재 납품업체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청주시 등 관계기간에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경식당 주인 A씨는 “피해자의 대부분은 나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이다. 노동자들은 노동부에라도 호소하지만 우리는 호소할 데도 없다. 청주시가 나서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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