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 성본산단 토지 보상비 62여억 원 전액 투자
재단본부는 음성군 금왕읍 소재 ‘음성타임즈’에 설치
보존사업, 학술연구 지원, 추모사업 및 장학사업 진행

호석원형분으로 조성된 충장공 어재연 장군과 동생 어재순의 '쌍충묘'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음성이 낳은 호국영령, 어재연 장군과 아우 어재순을 기리는 재단법인이 음성군에 설립된다.

‘재단법인 충장공 어재연 장군 추모 및 신미양요 기념사업회’ 가 지난 7월 문화재청의 설립 허가를 득하고, 법인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재단 이사진은 어재선 종중회장을 비롯 Thomas Duvernay 영남대 교양학부 교수, 이재 국방문화재연구원장, 차용걸 전 충북대 사학과 교수, 고병택 음성타임즈 대표, 장현길 법무법인 한길 대표변호사 등 10명의 인사가 추대됐다.

이번에 설립되는 재단법인의 기증재산은 30,204m²의 쌍충묘소 문화재 보호구역을 포함하는 총 26필지 145,343m² 규모이다. 성본산단 토지산정조사 결과, 감정가는 76억 2천여 만원으로 평가됐다.

함종어씨 충장공파 후손 15명은 지난해 12월 전체 종중회의를 열고 문화재구역을 제외한 토지보상금 62억 5천7백만 원의 전액을 어재연 장군 추모사업과 신미양요 기념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1인당 약 4억 원의 상속권을 모든 자손들이 포기한 것이다.

재단은 앞으로 신미양요 관련 역사적 사실 재발굴, 보존사업 및 학술연구 지원, 추모사업 및 장학사업을 통해 신미양요 호국영령들의 존재를 재조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재단 본부는 음성군 금왕읍 내 음성타임즈에 두게 된다. 오는 9월경 현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모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 포로들 (사진 제공: 함종어씨 충장공파 종중)

신미양요 당시 순국한 어재연 장군과 아우 어재순을 모시는 대소면 소재 쌍충묘는 지난 2013년 음성군의 태생산업단지 (현재 성본산업단지) 조성 부지에 포함되면서 소멸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당시 충장공 어재연 장군의 4대손인 어재선씨는 음성군에 문의한 결과 "쌍충묘역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음성군으로서는 보존, 유지의 책임과 의무가 없다. 따라서 개발 공사시 소멸될 것"이라는 구두 답변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이후 후손들은 "쌍충묘역을 지켜내고, 호국영령에게 자행될 수 있는 모욕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문화재보호법'상 지정문화재로 등록하는 길 뿐"이라며 '대통령 탄원서'를 비롯 서명운동 등 보존을 위한 지난한 싸움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 2014년 10월 2일 충청북도 문화재위원회는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 산 22-1 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는 규모 800m²의 어재연, 어재순 묘소 2기를 '충청북도 기념물 제162호‘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강화섬의 광성보와 건너편의 김포 대곶면 덕포진 사이의 굽이진 물길, 손돌목 시신들(사진 제공: 함종어씨 충장공파 종중)

한편, 순조 23년 음죽현 상율면(현 음성군)에서 태어난 어재연 장군은 1871년(고종 8년) 신미양요 당시, 미합중국 전함 5척과 1,230명의 무장병력을 맞아 한성방어 전략요충지인 광성보에서 절대 우위의 화력과 병력을 가진 적을 3백여 부하 장졸들과 함께 결렬히 죽음으로 막아 낸 호국영령이다.

당시 미국 상륙군부대 부부대장 슐레이 소령은 ‘조선군은 그들의 진지를 사수하기 위하여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모두 전사했다. 아마도 우리는 자신의 가족과 국가를 위하여 그토록 강력히 싸우다가 죽는 국민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고종 황제는 어재연 장군과 어재순 등 두 영령의 순국충절을 기려 군력을 동원해 현재의 위치에 국립묘지인 ‘쌍충묘’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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