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허물어 ‘드렁허리’…임금님 수랏상에 오르기도
태어날때는 무조건 암컷…35cm 넘으면 수컷으로 변신

‘드렁허리’라는 생소한 이름의 물고기가 포털 검색어 깜짝 1위에 올랐다.

 

‘드렁허리’라는 생소한 이름의 물고기가 포털 검색어 깜짝 1위에 올랐다. 9일 방영된 KBS <한국인의 밥상> ‘월출산 더위에 답하다’ 편에 보양식으로 ‘드렁허리탕’이 소개되면서 실검 1위에 올랐다.

방송에서 월출산 자락, 유천마을에 자리 잡은 부부는 산과 숲이 키운 귀한 것들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살아간다.

부부는 영암을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후배를 따라 영암에 오게 되었다는 부부는 이웃들과도 살갑게 지내며 무더운 날에 이웃들과 함께 보양식을 먹기로 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묵나물을 넣고 자박하게 끓여 여름에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난다는 드렁허리 탕을 끓여 선보인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한때는 임금님 수랏상에 진상될 정도로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실개천이나 논에 자생했던 드렁허리는 농약과 비료 사용량이 늘면서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

드렁허리는 이름만틈이나 괴이한 물고기다. 태어날때는 무조건 암컷으로 태어나지만 몸 길이가 35cm을 넘어가면 수컷으로 변신한다. 이른바 성전환 물고기인 셈이다.

‘드렁허리’는 실개천이나 습지에 사는 토종 민물고기다. 몸은 뱀장어 모양으로 가늘고 길며 뒤쪽으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하다.

눈은 작고 피막으로 덮여있다. 이 물고기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고 뱀처럼 긴 몸을 가지고 있다. 아가미가 퇴화하고 폐가 발달해 공기호흡을 한다. 몸이 마르면 진흙으로 파고 들어간다.

논두렁에 구멍을 파고 이동하는 습성때문에 논두렁이 무너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이름도 '논두렁 헐이'에서 유래해 ‘드렁허리’가 됐다. 농민들은 드렁허리가 판 구멍 때문에 논물을 대는데 애를 먹곤 한다.

드렁허리는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무조건 암컷으로 태어나 몸 길이가 35cm 이상 성장하면 수컷으로 성전환 한다. 논 두렁이 돌과 콘크리트 제방으로 교체되고 농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드렁허리는 우리 곁을 떠났다.

자취를 감추었던 드렁허리가 친환경농법이 확산되면서 2013년 경 충북 청주 지역 청개구리 작목반이 운영하는 강내면과 옥산면 일대 500 여 농가의 논에 다시 출현했다. 가 참여하고 있다.

청개구리 작목반에 참여하고 있는 청주시 옥산면 주민 최경섭씨는 “옛날에는 논두렁을 허문다고 해서 삽으로 드렁허리를 찍어서 없애 버렸다. 그러면 새빨간 피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이렇게 요물 취급했던 드렁허리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지만 친환경농법으로 바꾸니 드렁허리가 돌아왔다고 최 씨는 자랑했다. 드렁허리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최 씨는 “내가 태어난 고향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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